[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사용기간이 5년 이상 된 인조잔디 운동장이 있는 학교가 전국 613개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인조잔디가 깔려있는 학교 1580개교 중 39%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조잔디 논란은 지난 2004년부터 각급 학교에 안전관리 규정이 미흡해 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5일 문상모 서울시의회 의원(민주당, 노원2)이 교육부로 부터 제출받은 '초중고 운동장 인조잔디 설치현황'에 따르면 사용기간이 5년 이상된 인조잔디 운동장이 있는 학교는 전국적으로 613개교에 이르렀다. 이 중 경기도가 150개교로 가장 많았고 경남 84개교, 부산 45개교, 경북 43개교, 서울 34개교 등 순이었다. 문상모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경기도 내 6년 동안 사용한 인조잔디 운동장은 53개교, 7년 사용은 26개교, 8년 사용 3개교, 9년 사용 4개교, 20년 사용 1개교, 29년 사용은 1개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내 학교는 사용기간이 5년을 넘는 곳은 한곳도 없었다.
지난 2011년 환경부는 인조잔디에서 유해물질인 아연이 상대적으로 높게 검출되고 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역시 인조잔디 적정 내구연한이 7~8년 수준이라는 보고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또 문의원은 5년 이상 인조잔디 운동장을 사용한 학교 모두 학생들의 건강권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서울시 초·중·고등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인조잔디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뒤, 서울시교육청이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내 학교 현장 조사에서는 일부 학교의 인조잔디가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마모상태가 심각했다. 조각난 인조잔디 섬유(PP, PE, Nylon, Polyester)들이 조금만 움직여도 신발과 옷에 다량 묻고, 고무칩은 사방에 흩어져 주변 환경을 어지럽혔다.
문 의원은 "인조잔디의 유해성 여부가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관계 기관들이 손을 놓고 있다"며 "단순히 내구연한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사용빈도를 반영하는 체계적인 관리보수 계획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 의원실 관계자도 "인조잔디 섬유가 조금만 움직여도 발에 묻거나 혹시나 입으로 들어갈 경우 아이들의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다"면서 "특히 마모가 심한 부분은 조속히 교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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