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커피전문점들의 성장 둔화세가 심상치 않다. 커피점 매장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치는 등 신장세가 확 꺾인 것. 급기야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곳까지 나왔다.
업계에서는 커피전문점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이제는 정점을 찍고 현상유지에 머무르는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47억7000만원을 기록해 2011년 232억1000만원대비 6% 증가에 그쳤다. 같은기간동안 매출액은 3910억원으로 전년 2982억원보다 100억원가량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89억2000만원으로 2011년 180억6000만원보다 8억6000만원(4.5%)느는데 그쳤다.
커피빈코리아의 상황은 더하다.
회사 설립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세무조사를 받은 커피빈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1378억6000만원으로 전년대비 2.9% 증가에 불과했다. 영업이익은 2011년 107억2000만원에서 지난해 52억4000만원으로 반토막났으며 급기야 13억5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마이너스 성장했다. 2011년 당기순이익은 56억9000만원이었다.
커피빈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세무조사를 6개여월에 걸쳐 받았는데 이 여파가 가장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장별로도 매출이 예년보다 못한 상황인데 이는 커피전문점 전반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매출액이 지난해 처음 2000억원을 돌파, 2108억5000만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01억원, 33억2000만원으로 각각 40%, 70%씩 감소했다.
탐앤탐스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하긴 했지만 당기순이익의 경우 2011년 35억4000만원에서 34억5000만원으로 1억1000만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할리스에스앤비는 다소 약진을 보여 37억8000만원에서 52억1000만원으로 증가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커피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터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커피전문점의 매출 성장세 둔화 요인은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년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것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중심 상권의 임대료는 월 수천만원에 달하니 커피 팔아서 도저히 당해낼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당연히 비용부담도 커진다는 설명이다.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2~3년동안 건물 임대료가 평균 30~40% 상승했다"면서 "예전에는 주요상권 1층 자리에 커피점을 열었지만 이제는 이런 곳에는 도저히 열 수가 없다. 최근에는 이면도로나 2층 자리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붐이 예상보다 빨리 꺼졌다는 분석도 있다. 불과 2~3년전만해도 '자고 일어나면 새 커피점이 생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유망한 아이템으로 떠올랐지만 우후죽순 생기면서 커피붐이 금세 식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1000원, 2000원짜리 소규모 커피점들도 골목마다 있어 대형 커피점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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