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의 폐쇄적 신비주의와 비상업주의 "1억달러 경제효과" 창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폐쇄적 신비주의, 그리고 비상업주의.
적어도 1억 달러(1137억원)의 경제효과를 유발시킨다는 마스터스 마케팅의 동력이다. 먼저 아무나 나올 수 없고, 아무나 볼 수 없는 '신비주의'다. 선수들은 적어도 세계랭킹 50위 이내에는 진입해야 오거스타내셔골프장(파72ㆍ7435야드)을 밟을 수 있다. 선수들이 출전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하는 까닭이다.
마스터스의 갤러리, 이른바 '패트런'도 마찬가지다. 4라운드를 보는데 300달러면 충분하지만 패트런은 이미 1972년 마감됐고, 이후에는 사망자가 생겨야만 보충한다. 1978년과 2000년 일부 결원자를 충원했지만 순식간에 종료됐다. 인터넷 추첨을 통해 천금같은 기회를 잡았다 해도 4486달러(514만원)라는 거금을 내야 한다. 암표를 구입하는 방법이 있지만 1만 달러(1137만원)를 호가한다.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조성한 오거스타내셔널부터 폐쇄적이다. 회원을 동반하지 않으면 라운드는 물론 클럽하우스에 들어갈 수도 없다. 이른바 스노비클럽(snobby club)이다. 회원 300명은 당연히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등 전 세계 최고의 거물급 인사들이다. 흑인은 1990년에서야 입회가 허용됐고, 여성은 지난해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과 사업가인 달라 무어 등 2명이 입회한 게 최초다.
대회 역시 타이틀스폰서 없이 운영된다. TV중계료와 입장권 수입, 모자와 배지 등 기념품 판매 등으로 수익을 창출해 총상금과 경비를 마련한다. 하지만 돈은 충분하다. 1년 단위로 계약하는 TV중계료만 1000만 달러다. 전문가들은 "마스터스의 인기를 감안하면 1억 달러도 가능한다"는 평가지만 골프장측은 수입을 오히려 자제한다. 너저분한 광고를 배제하기 위해서다.
국내와 달리 중계가 깔끔한 이유다. 극소수의 기업만 선정되고, 광고시간 또한 1시간에 최대 4분 이상을 넘지 못한다. 마스터스를 시청하는 골퍼들 역시 광고에 시달리지 않고 차분하게 대회에 몰입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셈이다. 바로 비상업주의다. 마스터스는 그래도 풍요롭다. 중계료 이외에 입장권 수입이 1000만 달러, 기념품 판매 수입도 2000만 달러나 된다. 올해는 타이거 우즈의 부활로 분위기가 더욱 뜨겁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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