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대학가에 위치한 오피스텔이 도심권내 오피스텔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가의 경우 부족한 기숙사로 수요가 끊이지 않는 반면 도심권의 경우 높은 임대료로 직장인들이 부도심권으로 돌아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학가에 위치한 신촌·홍대(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동작·관악(서울대, 중앙대, 숭실대 등) 일대가 강남과 양재 등 대표적인 오피스텔 권역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동작·관악이 6.24%로 가장 높았고 신촌·홍대가 6%로 뒤를 이었다. 이어 양재 5.86%, 강남 5.46%, 여의도 5.36%, 용산 4.49% 순이었다.
이 가운데 신촌과 홍대는 오피스텔 시장의 기준점으로 활용되고 있다는게 중개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작·관악의 경우 수익률은 높지만 최근 몇년새 오피스텔이 과도하게 공급된데 비해 상권 개발이 늦어져 주거환경면에서 열악하기 때문이다.
신촌과 홍대 중에서는 신촌의 월 임대료 수준이 높았다. 두 곳 모두 직장인 수요를 안고 있지만 홍익대학교만 위치한 홍대에 비해 신촌은 연세대와 이화여대, 서강대 등 3개 대학이 위치해서다.
실제 신촌에 위치한 오피스텔 ‘캠프21’ 26㎡(전용)의 경우 매매가는 1억2500만원으로 임대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5만원이다. 수익률로만 따지면 6.78%에 육박한다. 나머지 평형대도 이와 비슷한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8~75만원으로 6.43~6.78%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인근 ‘신촌포스빌’ 32㎡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만 95만원이다. 하지만 2억3500만원의 매매가로 수익률은 5%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신촌에 비해 홍대는 비교적 평형이 다양하다. ‘파라다이스텔’의 경우 46㎡도 보유 중으로 임대료 1000만원에 월 105만원이다. 매매가 2억원으로 수익률은 6.63%다. 이외 다른 오피스텔은 신촌 보다 조금 낮은 5% 후반대다. 최근 공급된 오피스텔 중 그나마 저렴한 것으로는 ‘마젤란21’ 32㎡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7만원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대학가 오피스텔의 경우 절반 이상이 직장인들로 채워진다는게 신촌과 홍대 주변 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다. 대학생들의 경우 월 임대료가 비싼 오피스텔보다는 원룸이나 도시형생활주택, 연립빌라 등 임대료가 저렴한 물건에 관심이 더 높아서다.
이는 강남과 양재 등 강남권 오피스텔 수익률은 떨어지는 추세와 비교해 설명이 가능하다. 강남권의 경우 임대수요가 주변 지역으로 분산될 만큼 지역 범위가 넓고 매매값이 높은 만큼 월 임대료도 비싸기 때문이다. 새내기 직장인들이 대학 시절 머물던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도심권으로 나갔던 직장인이 다시 대학가로 돌아오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오피스텔이 과공급된 영향도 적지 않다. 지난 하반기까지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에 공급된 물량만 8000여실이 넘는다. 2009년 공급량 378실의 20배가 넘는 수준이다.
양재동에 위치한 A공인 관계자는 “지난 2년새 오피스텔 공급량이 늘어 공실도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수익률 손해를 감안해,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적정선 밑으로는 절대 내리지 않는다”며 “이렇다보니 세입자들이 좀더 저렴한 부도심권이나 대학가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