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책정 기준 성적보다 외모 '불편한 진실', 기업에서는 '애티튜드 교육'까지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프로선수는 몸이 곧 돈이다.
보통은 성적이 '몸값'으로 직결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바로 호감 가는 인상과 행동 때문이다. 여자선수들은 특히 미모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골프는 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토너먼트에는 프로와 아마추어골퍼가 함께 플레이하는 '프로암'이라는 이벤트가 있다. 대회장 안팎에서의 행동이 자신의 몸값에 직결되는 기회가 많다는 이야기다.
▲ 계약기준 "외모가 1순위(?)"= 실제 최근 골프다이제트가 각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골퍼의 계약금 책정 기준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외모가 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단순한 외모보다는 기업의 이미지와 부합하는지, 매력적인 얼굴인지, 세련된 패션 감각을 갖고 있는 지에 높은 점수가 매겨졌다는 분석이다. 기록은 외모보다 낮은 30% 정도였다.
이밖에 계약 시점 시 성적과 전년도 상금랭킹 등이 주요 항목으로 들어갔고, 잠재능력과 성격 등도 배점 기준에 포함됐다. 관계자들은 "소속프로는 회사를 대표하는 이미지 상품"이라며 "외모는 또 스타성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온 몸에 스폰서의 로고를 새겨 기업 입장에서는 선수를 '걸어 다니는 광고판'으로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골프의 특성상 비즈니스로의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기업 이미지와 어울리는 외모를 찾는 까닭이다.
▲ 프로골퍼들 "행동교육?"= 선수들은 그래서 자신의 개성을 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까지 학습한다. 요즈음에는 아예 기업이 직접 나서기도 한다. 주방가구 전문업체 넵스가 대표적이다. 최근 배경은(28)과 김지희(19), 이현주(25) 등 소속 선수 6명을 대상으로 '애티튜드 교육'을 실시했다. 미디어 응대법과 발성법, 옷 잘 입는 법, 메이크업 등이다.
인터뷰 요령은 물론 아나운서를 강사로 초빙해 목소리와 어투에 대해서도 가르쳤다. 또 체형에 맞는 패션 스타일, 얼굴에 어울리는 메이크업까지 팬들에게 호감을 주는 이미지를 만드는 다양한 내용이 담았다. 이승언 부장은 "선수들의 호응도가 높았다"며 "교육 후 홍보 동영상을 찍을 때에는 대본이 필요 없을 정도였고, 카메라 앞에서도 당당함을 보였다"고 했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역시 국내 프로골프의 '여고남저(女高男低)'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남자투어 홍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골프종합전시회에 홍보관까지 마련했다. 대회와 주요 선수를 소개하는 브로셔를 배포했고, 이벤트와 경품 증정 행사까지 열어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는 3일 열리는 투어프로 시드권자 대상의 세미나도 비슷한 맥락이다. 의례적인 교육의 일환이지만 불참 시 100만원의 벌금을 내야하는 의무교육이다. 투어 참가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 이외에도 언론 응대법, 스폰서 기업에 대한 이해도 높이기, 프로암에서 아마추어골퍼에 대한 배려까지 포함시켰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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