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91%..2011년 이후 가장 낮아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매수추천’ 일색이던 증권가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투자의견에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 1·4분기 애널리스트 보고서 중 매수, 강력매수 등의 투자의견으로 주식 살 것을 권유한 보고서 비중은 91%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애널리스트들이 깐깐한 투자의견을 내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기 보다는 대외 불확실성과 경기둔화 우려 등을 이유로 보수적인 시각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나온 투자의견이 제시된 애널리스트 보고서 5551개 중 ‘매수’와 ‘강력 매수’로 분류된 보고서는 5050개로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10개 중 9개를 넘어 거의 대다수가 매수라고 볼 수 있음에도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작년 1분기(92.6%)에 비해서도 1.6%포인트 낮다.
2011년과 2012년 전체의 매수추천 비중이 각각 94%, 93.1%였던 것을 감안하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매수추천 보고서 비중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매수가 줄어든 만큼 늘어난 것은 ‘홀드’, ‘시장수익률’ 등의 이름으로 표시되는 중립 의견이다. 1분기 중립의견은 9%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매도의견은 여전히 찾기 어려웠다. 1분기 발행된 보고서 중 매도 의견으로 분류된 보고서는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한 보고서 1건 뿐이었다.
전문가들은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경기둔화 우려가 심화되면서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의 시장에 대한 자신감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자체 펀더멘탈 보다는 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 같은 변수에 의해 이익 추정이 힘들었던 측면이 있다”며 “특히 건설, 기계, 철강, 조선 등 경기 민감업종은 이익에 대한 하향치 등이 반영되면서 ‘중립’의견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이후 대형주들을 많이 포함한 경기민감 업종들이 부진에 빠져 있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 섹터 애널리스트는 “담당하고 있는 섹터가 워낙 부진해 지난해부터 투자의견이 거의 변하지 않고 ‘중립’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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