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중국 산둥성이 한국과의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한중산업단지'를 세울 전망이다. 한중산업단지는 산둥성 내 7개 도시에 계획돼 우리나라 지방정부들과의 파트너십(Partnership)을 구축, 상호협력을 목표로 한다.
중국 산둥성 인민정부는 27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중-한 지방경제협력 시범구역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지난해 5월 베이징에서 열린 5차 한중일 정상회의 등에서 제안됐던 3국의 경제협력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됐다. 당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산둥성에 한중일 지방경제협력시범구의 건설을 제의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샤껑(夏耕, XIA GENG) 중국 산둥성 부성장이 직접 '한중 지방경제협력시범구역 계획안'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샤껑 부성장은 “앞으로 중국 상무부의 지원에 따라 산둥성 정부와 산둥성 내 7개 도시가 서울시를 비롯 국내 지방정부와 각별한 경제 파트너십을 체결키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산둥성은 중국 화북지방 황허강 하류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서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해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고대 3국시대 이래로 우리와 많은 인연을 맺어왔다. 특히 산동성은 중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산동성의 지난 3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1%로, 지난해 중국의 성장률 7.8%를 크게 웃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4만개 기업 중 절반이 산동성에 있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산동성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수는 20년만에 13배로 늘어 한해 130만명에 달한다. 전체 중국 방문 한국인수의 40%를 차지한다.
샤껑 부성장에 따르면, 산둥성 7개 도시에 '한중산업단지'를 세워 양국 정부와 경제단체, 대기업을 동원해 양국경제협력 규모를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중산업단지는 7개 테마로 구성되는데, 칭다오에는 혁신산업단지를 옌타이에는 신에너지자동차산업단지, 웨이팡해양화공산업단지, 웨이하이정보기술산업단지, 르자오자동차부품단지, 빈저우현대농업단지 등이 있다. 한중지방경제 협력과 관련, 지역별로는 산둥성과 서울시, 산둥성내 칭다오시와 부산시, 옌타이시와 울산시, 웨이하이시와 인천시, 둥잉시와 군산시 등이 경제협력 대상지로 계획돼 있다. 산업단지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은 산둥반도 재정·세금, 투자·융자, 토지, 바다·섬의 개발에 대해 중국 기업과 같은 지원 정책을 누리는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산둥반도경제특구의 산업투자기금과 인프라시설, 공공사업, 국영·민영기업의 인수합병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샤껑 부성장은 "산둥성 내 시범지구을 한중 양국의 경제무역을 이끌어갈 모범사례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한중일 FTA 체결을 앞두고 좋은 경험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기업들의 산둥성 투자를 환영하고 산둥성 기업의 대 한국투자를 지원할 것"이라며 "산둥성은 한국의 연구개발, 상품 및 설비, 선진기술을 도입해 산업의 고도화를 추구하고 있다. 투자 수요정보와 협력방안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산둥성과의 경제협력과 관련, 다음달께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샤껑 부성장은 '한중경제협력 컨벤션센터' 설립 계획도 언급했다. 산둥성 내 세워질 컨벤션센터에서는 앞으로 양국간 경제협상, 학술회의, 비즈니스 포럼창립 등이 계획돼 있다. 더불어 칭다오항, 옌타이항, 웨이하이항, 르자오항과 국내 부산항의 해상운송 노선을 늘려 동북아지역 물류센터를 육성키로 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산둥성은 한중 항구간의 초호화 유람선 상품개발과 함께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항공편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샤껑 부성장은 난징대를 나와 장쑤성 계획경제위원회와 인민정부 부비서장 등을 거쳐 칭다오시의 공산당부서기로 일한 후 지난 2011년 11월 산둥성 부성장으로 임명됐다.
한편, 한중일 지방경제협력 시범구의 범위는 칭다오시, 둥잉시 등 7개 도시를 포함한 산둥반도 블루경제구를 말한다. 면적은 6만4000㎢,인구는 3300만명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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