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대학농구 최강자를 가리는 미대학스포츠연맹(NCAA) 주최 전미 대학농구선수권 토너먼트가 지난 8일 시작됐다. 64개 대학 농구 팀이 겨루는 이 대회를 미국에서는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약 한달간 치러지는 이 대회는 모든 미국인들의 시선을 잡아 끈다.
월가에서는 조심스럽게 3월의 광란 기간 중 S&P500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3월의 광란때 S&P500 평균 1.6% 올라= 미 온라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팩트셋 리서치 통계를 조사한 결과 NCAA 토먼먼트가 열리는 기간 동안 S&P500 지수가 좋은 흐름을 보였다고 최근 보도했다. 1993년 지난해까지 20년간 토너먼트가 시작할 때부터 대학 농구 최강자가 가려지는 결승전까지 S&P500 지수의 흐름을 살펴봤더니 평균 1.6% 올랐다는 것이다.
3월의 광란 기간동안 S&P500 지수의 상승 확률은 무려 70%에 이른다. 지난 20년 중 14차례나 상승을 기록했던 것이다. 게다가 2005년 이후로는 죄다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2009년 3월의 광란 때는 S&P500이 토너먼트 기간 동안 무려 10.8%나 올랐다. 2009년 3월은 리먼브러더스가 붕괴되고 6개월의 시간이 흐른 시점으로 S&P500은 666의 저점을 확인하고 상승장에 진입한 바 있다. 2009년 3월의 광란과 함께 S&P500 현 강세장이 시작됐던 셈이다.
S&P이 최악의 흐름을 보였던 해는 1994년으로 3월의 광란 기간 동안 6.5% 하락했다.
NCAA 컨퍼런스 1부 리그(Division I)의 경우 무려 30개가 넘는 컨퍼런스가 있다. 한 컨퍼런스당 팀의 수가 대략 8~12개, 많게는 18개까지 있다. 30개가 넘는 컨퍼런스 중 ACC와 Big East, Big Ten, Big 12, Pac-10 그리고 SEC 등 6개 컨퍼런스가 중요 컨퍼런스다. 이들 6개 컨퍼런스에서 대부분 우승팀이 나온다.
◆SEC서 우승팀 나오면 상승확률 높아= 지난 20년 중에는 SEC와 ACC 컨퍼런스에서 여섯 번씩 가장 많은 우승팀을 배출했다. 하지만 ACC 컨퍼런스와 S&P500의 관계는 악연이다. ACC 컨퍼런스에서 우승 대학이 나왔던 여섯 해 중에서 네 차례나 S&P500을 기록했다. 반면 SEC 컨퍼런스 소속 대학이 우승했을 때 S&P500이 하락했던 해는 아칸소 대학이 우승했던 1994년이 유일했다.
하지만 여섯 번 중 네 차례나 S&P500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ACC 컨퍼런스 소속 대학이 우승했던 해의 S&P500 평균 상승률이 0.9%로 SEC 컨퍼런스 소속 대학이 우승했을 때 평균 0.7%보다 높다.
S&P500이 토너먼트 기간 중 가장 많이 올랐던 2009년은 공교롭게도 ACC 컨퍼런스 소속이었던 노스캐롤라이나대가 우승했던 해였다. 반면 SEC 컨퍼런스 소속 아칸소 대학이 우승했던 1994년은 S&P500이 6.5% 가장 크게 하락했던 해이기 때문이다.
한편 나머지 3월의 광란 때 S&P500이 하락했던 때는 Pac 10 컨퍼런스 소속 애리조나 대학이 우승했던 1997년이다. 당시 하락률은 5.86%였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Big East 컨퍼런스 소속 대학이 우승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지난 20년 중 Big Easte 컨퍼런스 소속 대학 중에서는 코네티컷이 3번, 시라큐스가 1번 등 총 4차례 우승을 일궜는데 S&P500이 평균 2.7% 올라 평균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하지만 Big East 컨퍼런스 소속 중 가장 많은 우승을 일궜던 코네티컷이 올해에는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 했다. 대신 다른 Big East 컨퍼런스 소속 대학 8개 팀이 토너먼트에 올랐고 Big East 컨퍼런스는 4년 연속 토너먼트 진출 팀을 가장 많이 배출했다.
◆3월의 광란 참여 못한 코네티컷= 지난 20년 중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대학은 세 차례씩 우승을 차지한 코네티컷과 노스캐롤라이나, SEC 컨퍼런스 소속 켄터키 대학이었다.
코네티컷이 우승했던 1999년, 2004년, 2011년에는 S&P500이 모두 올랐는데 평균 수익률이 2.93%로 가장 높았다.
켄터키가 우승했던 1996년, 1998년, 2012년에도 S&P500이 모두 올랐는데 평균 수익률은 2.74%로 코네티컷에 미치지는 못 했다. 켄터키도 코네티컷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는 3월의 광란에 참여하지 못 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가 우승했던 1993년, 2005년, 2009년의 S&P500 수익률도 2.31%를 기록했다. 하지만 켄터키와 코네티컷이 세 차례 우승했을 때에는 S&P500이 모두 올랐던 것과 달리 노스캐롤라이나가 세 차례 우승했을 때에는 2009년 한 차례만 S&P500이 상승을 기록했다. 노스캐롤라이나가 우승했던 다른 두 개의 해였던 1993년과 2005년에는 S&P500이 각각 1.34%, 2.54% 하락했다. 2009년 수익률이 10.82%에 달했던 탓에 평균 수익률이 높게 나온 것이다.
노스 캐롤라이나는 올해 서부 지구 8번 시드를 받고 64강에 진출했다. 64강을 통과하면 농구 전문가들이 꼽는 올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캔자스대와 32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플로리다와 듀크 대학은 지난 20년간 두 차례씩 우승했는데 S&P500 평균 수익률은 각각 1.17%, 0.15%였다. 플리로다는 2006년과 2007년 2연패를 기록했고 듀크는 2001년과 2010년 우승했다.
◆부활절 겹치면 악연= 한편 3월의 광란과 부활절이 겹칠 때에는 S&P500 수익률이 좋지 못 하다.
지난 20년 중 3월의 광란 기간 중 부활절이 있었던 해는 모두 여섯 번 있었는데 이 중 네 번 S&P500이 하락을 기록했다.
올해 부활절은 3월31일이다.
지난 8일 시작된 3월의 광란은 31일까지 동부, 서부, 남부, 중서부 지구의 4개 지구 우승팀을 가린 후 4개 지구 우승팀이 맞붙는 파이널 포가 내달 6일, 그리고 최종 결승전이 8일 치러진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