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허브와 보증보험 계약...재보험 갱신 앞두고 촉각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의 부도 소식에 투자자 보증업무를 맡은 서울보증보험이 긴장하고 있다. 보증금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때마침 재보험 갱신 시점이 이달 말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최근 용산 개발과 관련한 보증규모와 피해 예상액 등 구체적인 현황파악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보증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1000억원 정도 손실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보증은 지난 2007년 용산역세권 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와 보증액 2400억원 규모의 보증보험계약을 맺었다. 드림허브의 지분을 보유한 KB자산운용, 삼성생명, 삼성화재, 롯데관광,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SDS 등의 투자자들이 사실상 보증보험의 가입자다. 서울보증은 드림허브가 개발주체인 코레일과의 계약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코레일에 위약금을 대신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재보험을 통해 나머지 1400억원을 받을 수 있어 서울보증이 순수하게 지급하는 보증금액은 1000억원 정도다. 게다가 보증보험 구조상 보험계약자인 드림허브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면면을 볼 때 구상권을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회사 관계자는 "경험치를 감안할 때 실제 손실액은 100억~2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면서 "자산규모만 200조원에 이르는 만큼 전액 손실처리돼도 회사 건전성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보증의 우려는 정작 따로 있다. 이달 31일로 예정된 해외 재보험 갱신시점이다. 부도를 낸 드림허브가 최종 파산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경우 서울보증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재보험 갱신이 불가능하거나 재보험료를 올려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서울보증은 보증금 500억원 이상인 건을 재보험에 가입한다. 가입건수는 많지 않지만 재보험료 규모는 상당하다.
회사 관계자는 "재보험도 리스크 관리의 수단인데,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만 가입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회사 입장에서 리스크를 다스리는 하나의 도구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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