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그게 사업 파트너의 정상적인 태도인가. 무슨 협상을 더 하나?”
용산개발 사업이 어음 이자 납입 기일을 넘기며 디폴트가 난 지난 13일 코레일 관계자에게 “막판 협상 여지가 있나?”고 물었더니 이같은 반문이 돌아 왔다.
디폴트가 나긴 했지만 사실상 최종 디폴트 선언 시점인 대주단이 토지반환 협약 이행을 통해 코레일에 어음 원리금 변제를 요청하기 까지 나흘 정도의 시한을 남긴 상황에서다. 다른 출자사들의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한 코레일의 자체자금 지원 협상안이 막판 타결돼 사업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냐는 의미의 질문이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미 서로의 신뢰가 땅바닥에 떨어졌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시간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여지를 남겼다.
롯데관광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민간출자사들의 태도에 따라 정상화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그는 “코레일의 의도로 디폴트가 난 것이다”고 했다.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는 질문엔 “실제 협상의 여지가 있는 지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용산개발 사업이 파국의 길로 접어든 가운데 코레일과 롯데관광 개발간 대주주 갈등으로 막판 협상 가능성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주주 갈등은 용산개발 사업의 추진력을 잃게 만든 근본 원인으로 가장 큰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런 데도 양측은 디폴트 직후 언론을 통한 비방전에만 골몰하고 있어 안타깝다.
다른 소액 시공 출자사 관계자에게 "대한토지신탁이 요구하는 지급보증 등을 코레일 외 출자사들이 추가로 서면 정상화의 가능성이 있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이내 “추가 부담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들은 사업이 위기 상황에 접어든 후 지분율만큼의 추가 책임부담조차 줄곧 거부해 왔다. 대주주 갈등의 그늘에 가려 면죄부를 받고는 있지만 어쩌면 더 큰 비난을 받아야 하는 건 이들일 수도 있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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