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감독원 직원 A씨는 오랜 고민 끝에 지난달 말 사직서를 제출했다. 로스쿨 진학이 결정돼 휴직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봤지만 기간이 너무 길어 불가능하다는 금감원 인사부의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대학원 등 상급 학위과정에 진학하는 임직원들의 휴직이나 자비 유학을 최대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고급인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이다. 대부분의 공기업과 금융회사들은 대학원 진학을 위한 휴직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최수현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13일 "유학을 가거나 학위 과정을 밟는 임직원들을 장려하기 위해 휴직 기간을 늘리거나 휴직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이 같은 방침은 학업으로 인한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올 들어서만 벌써 대학원 진학 등으로 2명이 퇴사했다.
특히 전문성이 중요시되는 금감원의 특성도 반영됐다. 대학원 진학시기는 통상 금감원 직원이 가장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와 겹친다.
최 부원장은 "학업 때문에 젊고 유능한 직원들이 그만두면 조직의 역량이 약화된다"면서 "복귀하면 조직에도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무진은 최 수석부원장의 지시에 따라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다만 특정 직원이 휴직하면 그 업무가 다른 직원에게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 현실적인 어려움이다.
금감원 인사부 관계자는 "휴직자 자체도 재직 인력에 포함돼 있어, 휴직자가 많으면 인력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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