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까지 30건 총 2187억원 발행 결정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연초 코스닥 상장사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규모가 전년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투자할 곳을 잃은 부동자금이 넘쳐나면서 코스닥 상장사의 BW에 까지 돈이 흘러 들어가는 모양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까지 BW 발행을 결정해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총 30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곳 많았다. 발행 규모로 따지면 총 2187억원으로 작년(904억원)보다 142%나 증가했다. 당연히 건당 발행 규모도 72억9000만원으로 지난해의 47억6000만원보다 25억원 이상 늘었다.
통상 한계기업이 증권신고서 제출 없이 공모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활용하는 10억원 미만의 소액공모 BW도 2건으로 작년(6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 증권사 자기자본투자(PI)팀 관계자는 "회사채 수요예측제도 개정으로 회사채 시장이 대형사 위주로 개편되고, 기업공개(IPO)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투자할 곳이 크게 줄어든 상황 탓에 BW 투자 등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최근 이러한 BW 발행을 중개하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BW의 쿠폰(발행금리) 수준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을 과거보다 적은 수준의 이익을 기대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투자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과 동시에 신주인수권을 사들일 수 있어 전환사채(CB)보다 BW 발행을 선호하는 편이다. 발행회사는 통상 BW를 발행하면서 전체 발행 신주인수권 중 50% 가량을 권면총액의 5~8% 수준의 가격에 사들이는데, 이렇게 하면 추후 주가가 상승했을 때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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