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텔레마케팅 채널 보험료율 달리 적용..삼성화재가 걸림돌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당국이 인터넷(CM)과 텔레마케팅(TM) 등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가격 차등화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현재는 손해보험사별로 다이렉트 영업채널의 보험료가 같지만 인터넷 채널의 경우 보험료를 텔레마케팅 채널보다 낮출 수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료를 차별화하면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 대형사로의 쏠림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4일 손보업계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이렉트 영업채널별로 보험료를 달리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마케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터넷 채널이 텔레마케팅 보다 2~3%가량 보험료를 인하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보험료 차등화 불씨를 지핀 것은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다른 손보사와 달리 인터넷을 통해서만 다이렉트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데, 최근 텔레마케팅 채널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텔레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채널과 다른 가격 체계가 필요하다. 인터넷을 통해서만 다이렉트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다이렉트보험료를 채널별로 다르게 설정하면 삼성화재와 같은 대형사는 막강한 영업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넓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온라인 전업사를 포함한 중소보험사는 경쟁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동부화재가 21%로 가장 많고 악사손해보험ㆍ에르고다음이 19.6%, 삼성화재 14.5% 순이었다. 소극적인 마케팅 수단인 인터넷 만으로도 삼성화재가 3위에 오른 점을 감안할 때 텔레마케팅까지 허용할 경우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중소보험사에 가격 차등화를 우선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보험료 차등화를 전면 허용할 경우 온라인보험사 등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중소보험사 위주로 시행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역시 "온라인사에 적용한 후 추이를 지켜본 후 전면 허용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 전업사들은 이 같은 당국의 방침에 대해 시큰둥한 모습이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사 관계자는 "시기의 문제일 뿐, 허용하면 대형사의 시장점유율만 늘어나게 된다"면서 "금융당국이 삼성화재의 텔레마케팅 채널을 아예 불허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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