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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과제 5'에 경제민주화는 안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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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1일 오후 새 정부 국정 비전과 주요 국정 과제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대선 당시 핵심 공약인 '경제민주화' 대신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중심의 '창조 경제' 구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 새 정부 비전='국민행복, 희망의 새시대 연다'

인수위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휴대폰 메시지를 통해 오후2시쯤 국정 비전과 주요 국정 과제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전혀 사전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던 내각ㆍ청와대 인선 때와 달리 이번엔 국정 비전과 5대 국정 목표 등 큰 그림은 일부 공개된 상태다. 인수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국민 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국정 운영의 비전으로 삼았다. 또 이를 실현하기 위한 5대 국정 목표로 일자리 창출 중심의 창조 경제 실현, 창의 교육ㆍ문화 강국 만들기, 안전하고 통합된 사회 구현, 신뢰에 기반한 통일시대 기반 구축, 국민 맞춤형 복지 실현를 정했다.


인수위는 또 경제, 복지, 교육ㆍ문화, 사회, 외교 안보 등 5개 분야 별로 20대 주요 국정 전략을 마련했고, 분야별 세부 실천과제인 140대 국정 과제도 골라 놓은 상태다.
인수위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박 당선인에게 보고한 상태며, 최종 확정을 거쳐 이날 오후 발표할 예정이다. 일자리 창출ㆍ안전한 사회ㆍ맞춤형 복지ㆍ대통합ㆍ신뢰 외교 등 그동안 박 당선인이 강조해 온 국정 운영 키워드가 고스란히 차기 정부 국정 운영 로드맵에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제 민주화는 빠졌다. 인수위는 경제민주화를 창조 경제의 하위 개념에 포함시켜 20대 국정 전략에 넣거나 아예 제외시킨 후 내용적으로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이같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로드맵은 경제 분야에 있어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발 세계 재정 위기ㆍ환율 전쟁 등 급변하는 세계 경제 환경 속에서 차기 정부가 경제민주화보다는 ITㆍ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내수 촉진 등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 당선인은 20일 한국무역협회를 방문해 "과학기술과 창의성에 기반한 창조 경제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최근 '창조 경제'를 실천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 미국 실리콘 밸리의 성공신화인 김종훈(53) 벨연구소 사장을 장관으로 내정했다. 김 내정자로 하여금 창의ㆍ도전ㆍ혁신이라는 미국 실리콘 밸리의 정신을 한국에 도입해 지식 기반 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벤처 창업 등 일자리 창출에 나서도록 하는 등 '창조 경제'의 전도사로 삼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 경제민주화는 어디로?


박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행복'을 핵심 비전으로 내세우고 이를 위한 3대 과제로 경제민주화 실현ㆍ일자리 창출ㆍ한국형 복지 도입을 약속했었다. 경제민주화를 일자리창출ㆍ복지와 같은 위치에 놓고 적극 실천하겠다는 약속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선정된 주요 국정 운영 전략ㆍ과제에선 '경제민주화'를 창조 경제 실천의 하위 개념으로 놓았다. 이를 두고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실천 의지가 약해진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당선인이 대선 이후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우려는 이미 여러차례 제기됐다. 경제민주화 공약의 상징 인물인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대선 당시 박 당선인과 갈등을 빚은 후 사실상 적극적인 선거 운동에 나서지 않았다. 김 전 수석은 이후 인수위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때부터 '재벌 개혁'으로 상징되는 김종인표 경제민주화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내각ㆍ청와대 인선 과정에서 현오석 KDI 원장ㆍ조원동 조세연구원장이 경제부총리겸기획재정부 장관ㆍ청와대 경제수석으로 각각 발탁되면서 '경제민주화'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높아졌었다. 두 사람 모두 경제민주화와 거리가 먼 성장ㆍ친시장주의자였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진행 중인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도 새누리당의 소극적인 태도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대기업의 기술 빼가기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하도급 거래 공정화법 개정안, 일감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 규제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보호를 위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핵심 법안들은 대선 후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원내 대변인은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의 설계도가 제대로 시도해보기도 전에 쓰레기통에 처박히게 된 것 같다"며 "선거 때 핵심 공약을 주요 국정 과제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국민들을 기만한 것으로 박근혜 정부의 앞날이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는 전체 경제를 놓고 볼 때 일부분일 뿐 전체가 될 수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냐"며 "중소기업 육성ㆍ대기업 횡포 견제 등과 관련한 국회 입법이 진행 중이고 박 당선인도 의지가 약화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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