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경제와 다른 창조형 서비스산업 키운다"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새 정부가 가계부채 해결에 정책 초점을 두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명박 정부의 '토목경제'와는 다른 창조형 서비스 산업을 키우겠다면서 "해외환자 유치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가 결론내지 못한 영리병원 도입 일정이 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정사회'와 '작은 정부'를 동시에 이야기 해 경제민주화 스케줄에 여전히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1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최고경영자 연찬회에 참석해 부동산 경기와 맞물린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4선 중진인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려온 새누리당의 정책통이다. 행정고시를 거쳐 재무부 관료로 일했고, 대우경제연구소장을 지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정권때부터 누적된 부동산 시장 거품이 지나치게 많다"면서 "이걸 푸는 노력이 부족하다보니 하우스푸어, 가계부채가 누적돼 자칫 (유럽 재정위기와 선진국의 돈살포 같은)해외 상황과 잘못 연결되면 큰 일을 저지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다음 정부 입장에선 이런 위기에 빨리 대응하는 노력이 긴급하게 요청된다"고 말했다.
달라진 시대정신도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는 "사람들이 근로의 가치비중을 낮게 두는 상태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창조와 도전의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 추구해야 할 국민행복은 두 가지"라고 했다. 그는 먼저 "물질적 풍요를 골고루 나누는 일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제민주화와 맞물리는 대목이다. "정신적 만족"도 얘기했다. 교육과 문화, 국민안전을 필수 요건으로 꼽았다.
이 원내대표는 "이런 것들은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면서 "우리 경제의 발전 단계로 보나 세계 경제의 질서 개편 움직임으로보나 옛 방식 그대로는 성장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새 정부가 이런 고민 속에 내놓은 것이 창조경제론"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더 이상 토목경제 중심으로는 갈 수 없다"면서 창조경제의 핵심 축으로 ▲창조형 서비스산업 ▲제조업 융복합화 ▲생활형 복지산업 세 가지를 꼽았다.
이 원내대표는 창조형 서비스산업의 범주에 의료를 비롯해 소프트웨어·물류·교육을 넣었다. 영화와 게임도 이 분야와 관계돼있다고 했다. 그는 "모두 부가가치도 높고 세계시장 진출에 굉장히 큰 이점이 있는 분야들"이라면서 "이를 위해 특별히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융복합화는 "기존 모든 제조업에 IT기술이 더해져 엔지니어링과 소프트웨어가 접목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원내대표는 "시스템, 원전,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교적 새로운 시장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규제완화와 연구개발(R&D), 인력양성을 맡겠다고 했다.
생활형 복지산업에선 다시 한 번 의료산업의 중요성을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의 의료 기술이 굉장히 발전돼있어 외국 환자를 유치할 수 있다면 엄청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서 "제일 중요한 과제가 규제완화"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제까지 (의료는)산업화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 공공부문에서 공급하는 서비스로만 생각했지만, 산업화 준비를 더 잘할 수 있도록 해 실현시키겠다"고 되풀이 해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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