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모교 출신 중용 기대했는데 주요 인선에 한명 밖에 없어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홍기택 위원의 청와대 입성은 끝내 좌절됐다.
박근혜정부의 인선이 마무리된 시점에 새삼 홍기택 위원에 관심이 집중된 까닭은 그의 출신학교 때문이다. 두 달 전, 박근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언론들은 박근혜 당선인의 모교인 서강대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5년전 이명박 당선인은 모교인 고려대 출신을 대거 기용하면서 '고소영'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던 영향이다. 대통령은 으레 모교 출신 인사를 발탁했고, 우리 사회에서 암묵적인 용인이 이뤄졌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이번에도 서강대 출신이 중용될 것이라는 평가가 팽배했고, 경제1분과에서 활동한 홍 위원이 청와대 경제수석의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것이다.
박 당선인은 국무총리와 17개 부처 장관, 청와대 실장 3명과 9명의 수석비서관 등 총 30명의 인선을 단행한 결과 서강대 출신은 최순홍 전 UN 사무국 정보통신기술국장만 발탁됐다.
출신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10명(현오석·서남수·윤병세·유진룡·윤상직·진영·조윤선·조원동·최성재·주철기)으로 가장 많다. 다음은 성균관대 출신이 7명(정홍원·황교안·허태열·유민봉·곽상도·이남기·모철민)으로 뒤를 이었고, 육군사관학교 3명(김장수·박흥렬·김병관), 연세대 2명(유정복·서승환) 등이다. 고려대(류길재)와 한양대(윤성규), 동국대(이정현), 한국외국어대(방하남), 영남대(이동필), 부산여대(윤진숙), 미 존스홉킨스대(김종훈), 서강대(최순홍)가 각 1명의 새정부 인사를 배출했다.
'당연히' 포함 될 것으로 예상됐던 서강대 인사는 철저히 배제된 셈이다. 서강대의 빈자리에는 성균관대 출신 인사들이 대약진했다. 특히 18일 임명된 4명은 모두 성균관대 출신이었다. 또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와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고향(경남)과 출신 대학(성대 법학)까지 겹쳐진다. 국정운영의 쌍두마차 격인 국무총리와 청와대 비서실장이 동향에 같은 대학 출신인 셈이다.
이처럼 서강대 출신이 인선에서 배제된 까닭은 박 당선인이 '대탕평'을 인선의 기조로 정한 탓이라는 분석이 크다. 굳이 지역이나 학교 등 출신을 따지지 않고, 경험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인선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서강대가 배제되고, 성균관대가 중용됐다는 설명이다.
또 현 정부가 고려대 출신 인사를 중요하면서 강한 비난을 받은 것을 지근거리에서 목격하면서 학습된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박 당선인이 언론 등에서 회자됐던 인물은 가능하면 배제하는 탓에 서강대가 눈 밖에서 멀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