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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마다 기업과 손잡은 '계약학과'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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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대학생들의 최대 고민인 '높은 등록금'과 '취업난',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계약학과'가 인기다. 기업과 협약을 맺은 계약학과에 입학하면 4년 등록금 지원은 물론이고 졸업 후 취직까지 보장된다. 최근에는 군(軍)에서도 계약학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계약학과가 성균관대의 반도체시스템공학과이다. 이 학과는 지난 2006년성균관대 재단인 삼성의 대폭적인 지원으로 신설됐다. 4년 장학금도 장학금이지만 졸업 후 '삼성 취업 보장학과'라는 점에서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경쟁률부터 매우 높다. 2013학년도 수시 일반전형에서는 30명 모집에 1063명이 지원해 35.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2011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한 경북대 모바일공학과도 '삼성전자' 취업 보장으로 신설학과임에도 불구하고 선호도가 높다. 이 학과 졸업생들은 삼성전자 모바일 분야를 전담하는 경북 구미사업장에 별도의 재교육 없이 입사할 수 있다. 2013학년도 수시 일반전형에서는 15명 모집에 145명이 지원해 9.6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학과 군(軍)이 협약을 맺고 계약학과를 신설한 경우도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이렇게 신설된 학과에 합격한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원 받고, 7년간 국에서 장교로 의무복무 해야 한다. 재학 중 군복을 입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수험생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도 이 같은 군사학과에 대한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한 수험생은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안된다고 하니까 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군대 관련 학과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는 국방부와 고려대가 사이버 장교를 키우기 위해 2011년 6월 국내 최초로 개설한 특수학과다. 지난해 첫 신입생을 맞았다. 당시 수시 1차 모집(20명 선발 당시 ) 11.65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주요 입시기관 정시 배치표에 고대 이공계중 의예과를 제외하고 최상위학과로 이름을 올렸다.


2013년 수시에서도 20명 모집에 184명 지원해 9.20대 1을 기록했다. 등록금 면제에 연간 600만원의 학업보조비도 제공해준다. 민자 기숙사도 방학을 포함해 학기 내 전액 지원되는 등 혜택이 만만치 않다.


이밖에도 세종대 국방시스템학과가 수시 1차 모집에 7.87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는 정시모집 15명 정원에 57명이 지원해 3.80대 1을 기록했다. 세종대 국방시스템학과는 국내 유일하게 군사학과 중 공과대학에 속해 있는 게 특징이고,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는 지난해 6월 해병대사령부와 협약을 체결해 올해 첫 신입생을 받는다.


세종대 관계자는 "학과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갈수록 신입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아무래도 비싼 등록금이 보장되다 보니까 학부모들에게 더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채용을 조건으로 한 계약학과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전국 22개 대학(41개 학과)에서 운영되고 있다. 계약학과는 2008년 5개 대학에서 시작해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학문의 전당이 돼야 할 대학이 취업지원 기관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연덕원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계약학과는 취업을 조건으로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학문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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