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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부동산 못살리면 민심·경제 무너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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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팀, '최대 위기' 건설 구할까
1월 주택매매 75% 급감, 줄 부도 대형사로 번져
단발성 정책은 역부족, 시장 움직일 종합책 내놔야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차기 정부 경제팀이 꾸려지면서 '질식 상태'에 놓인 부동산시장을 조속히 정상화시킬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취득세 6개월 감면 연장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데도 주택거래가 최악으로 얼어붙으며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어서다. 장기불황으로 건설사의 '줄 부도'가 현실화되는 등 금융과 연관 제조·유통업 등으로 악영향이 퍼지고 있기도 하다.

18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2만7070건으로 전월 10만8482건보다 75.0%나 감소했다. 정부가 주택실거래 현황을 파악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로 취득세 감면안이 종료되는 탓에 연말 수요가 몰렸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거래 실종사태는 시장을 더욱 경색시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서울 강남3구에서는 이른바 '거래 절벽'을 실감케 했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일대의 지난달 주택거래량은 343건으로 전월 2354건보다 85.4%나 줄었다. 서울도 80.2% 감소했고, 지방 역시 1만8613건에 머물러 전월보다 73.3% 감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달 취득세 감면 연장시기가 1년에서 6개월로 줄어든 데다 국회 법안 통과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시장 심리를 얼어붙게 한 측면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세금 감면 시행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도 거래가 좀처럼 호전되지 못해 'L자형' 장기침체 국면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침체된 부동산시장은 우선 실수요자들의 주거이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수요자들이 거래가 되지않아 가격하락은 물론 하우스푸어로 전락하는 등의 부정적 영향이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시장침체는 건설사들의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키면서 산업 전반 생태계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시공능력 49위에 오른 한일건설이 워크아웃 졸업 3년 만에 다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원인이다. 자본잠식이 급속도로 심화되자 대주주 한일시멘트와 채권단이 재무구조 개선안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중대형 건설사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건설사는 대부분 중견사였지만 올 들어 쌍용건설과 금호산업 등 시공능력 순위가 높은 건설사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 경제팀의 절실한 상황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우려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온 점에서 비롯된다.


현 부총리 내정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시절 부동산 가격상승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서승환 국토부장관 내정자가 인수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토해양부 실무진과 4차례 만나 구체화했다는 부동산거래 활성화 방안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새 정부의 대책이 단순히 하우스푸어에 대한 연착륙 위주에만 그쳐도 부동산 시장은 실망감으로 되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불확실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부동산 종합대책이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도 "취득세 감면 연장 등의 단발적인 정책만으로는 거래시장을 활성화하기엔 역부족"이라며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이미 예고된 것들을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추진력과 신뢰를 보여줘야 시장이 반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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