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종 주거지역으로 바꿔 용적률 최고 285% 보장
부동산 중개업소 손님 넘치고 문의 전화도 폭주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김비아 인턴기자]"지난달 16일 종상향 통과 이후 실제 거래가격이 4000만원 정도 올랐다. 매입 문의도 많고 이번 달 벌써 5건이나 거래됐다."(강동구 둔촌동 대일공인중개소 강성근 대표)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 생기가 돌고 있다. 전반적으로 침체된 주택시장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조합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종상향' 조치가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지난 1월16일 단지의 일부를 2종 주거지역에서 3종 주거지역으로 바꿔 용적률을 최고 285%까지 보장해주기로 했다.
종상향 정비계획안이 통과된 후 한 달여 지난 13일, 이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들은 손님들이 넘쳤다. 아파트 매입 상담을 하는 이들이 죽 들어서 있고 5분에 한 번 꼴로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문혜영 투데이공인 대표는 "작년만 해도 아예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는데 종상향 발표 일주일 전부터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호 부동산헤드라인 대표 역시 "둔촌주공 호가와 실거래가 모두 올랐다"고 전했다.
일대 공인중개소들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종상향 발표 이후 둔촌주공아파트의 실거래가는 소형이 평균 1500만~2000만원, 중대형이 평균 4000만원가량 상승했다. 거래량도 늘었다. 지난해 12월 11건에 불과했던 거래량은 올 1월 13건, 2월 초에는 5건이나 이뤄졌다.
실제 둔촌주공아파트 3단지 전용면적 96㎡ 거래 가격은 종상향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달 8일 6억3000만원에서 발표 후 22일 6억3800만원, 이달 12일에는 6억6000만원까지 상승했다. 1단지 전용 25㎡ 역시 지난달 2억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3억2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라갔다.
김경호 대일공인 대표는 "종상향 발표 영향이 컸다"며 "지난 1월에도 16일 이후로 시세가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취득세 감면 혜택 연장, 박근혜 당선인 취임 이후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심리까지 작용하며 재건축 시장 분위기가 살아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재건축 부동산 가격이 이미 많이 떨어져 앞으로 오를 것이라는 바닥론이 우세하다"며 "낮은 은행금리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하락으로 돈 있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도 이번 호재가 실거래가로 이어지는 데 한 몫 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이런 활기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격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 지도 지켜봐야 한다. 문혜영 대표는 "종상향 발표 이전 매수세가 우위였지만 지금은 아직 뭐라 말하기 힘들다"며 "오른 호가에서 500만~1000만원 낮추면 사겠다는 사람들이 있어 추격 매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투자자들이 가격이 올라도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할 정도였지만 요즘에는 매우 신중한 분위기"라고 덧붙엿다. 매수를 문의하는 한 손님은 "3억1000만원에 둔촌주공 1단지 전용 25㎡를 사려고 한다"고 했지만 3억2000만원 정도 돼야 팔려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생각해 보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3주 연속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 위주로 아파트가격이 상승했다"면서도 "새 정부 기대감 등으로 현재 바닥을 찾아가는 경로인 것은 맞지만 거래량과 가격 추이를 더 지켜봐야 정확히 반등시기에 진입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80년 준공된 둔촌주공은 5930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1만1066가구로 변모할 예정이다.
☞종상향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세분화된 용도지역에 대해 1·2종 일반주거지역을 2·3종으로 높이는 것을 말한다. 종(種)이 상향됨에 따라 건축물의 용적률, 건폐율, 층수 등을 상향시킬 수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
김비아 인턴기자 bia08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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