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를 박정희 정부… 안전행정부를 안'정'행정부로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유민봉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기획조정 분과 간사가 6일 오후 30분 동안 진땀을 흘렸다.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진행된 '제2차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다.
박근혜 정부를 박정희 정부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발표를 뒷받침하는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새로 바뀌는 안전행정부를 '안정행정부'로 잘못 표기했다.
유 간사는 이날 인수위 보고를 위해 200여명의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앞에 나섰다. 유 간사는 발표에 앞서 "인수위에 가서 너무 큰 중책 맡고 있는것 같다"며 "총선 기간에 당선인과 가까이서 철학을 공유한 사람이 많은데 주제넘게 말하는 것이 외람될 것 같기도 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발표를 시작한지 8분여만에 실수가 나왔다. 유 간사는 박근혜 당선인의 새 시대를 설명하기에 앞서 대선 과정, 당선직후 등의 시점에서 박 당선인의 발언을 분석한 뒤 "바로 이것이 새로 출범하는 박정희, 어, 박…근혜 정부의 굉장히 중요한 코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를 '박정희'로 잘못 말한 것이다. 이후 유 간사는 박 당선인이 말하는 새시대의 정의를 막힘없이 설명하면서 위기를 모면했지만 긴장되는 순간을 보내야 했다.
유 간사의 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역점을 두고 설명했던 행정안전부의 안전행정부 명칭을 설명 할 때도 어이없는 실수가 있었다. 발표 자료에서 안전행정부를 '안정행정부'로 오기한 것이다. 발언의 실수는 없었지만 보조자료에 중요한 실수로 인해 이후 진행된 설명에 설득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전행정부 명칭변경은 전날 이재오 의원은 국회 행안위가 주최한 정부 조직 개편안 공청회에서 "(이름) 바꾸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간판 고치는 데만 해도 6000만원이 든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해 유 간사도 "'왜 이렇게 쓸 데 없는 일을 하냐'는 말씀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한마디 감히 말씀 드린다면 정치는 상당한 레토릭이고, 안전에 방점을 찍는다는 자체가 안전인프라를 깔기 위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어 "그래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몇천만원 몇억의 가치보다 더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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