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수출의존도가 높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엔화 약세(엔저)로 앉아서 수익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바루 자동차를 생산하는 후지 중공업과 마쓰다 자동차는 6일 엔화 약세로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회계연도 3분기 순익이 크게 개선됐으며 연간 판매량과 순이익도 사상 최고치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후지중공업은 연간 연결순익이 처음으로 1000억 엔대를 넘고 마쓰다는 5분기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설 게 확실해졌다.
두 회사는 일본 국내생산 비율이 70% 이상으로 높아 도요타 자동차 등 대기업 3 사에 비해 실적이 환율의 영향을 받기 쉽다. 엔화 약세 국면에서는 이익이 크게 늘고 엔고가 되면 타격을 입게 된다.
후지중공업은 3분기(2012년 10~12월) 실적발표에서 회계연도 9개월간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21.9% 증가한 52만70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9개월간 매출액도 33.2% 증가한 1조3707억엔을 기록해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9개월간 영업이익은 164.3% 증가한 734억엔, 순이익은 44.6% 증가한 531억엔을 각각 기록했다.
다카하시 최고 재무 책임자 (CFO)는 기자회견에서 "개성있는 상품을 내면서 비용과 품질 관리 경영이 결실을 맺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엔화 평가절하를 이유로 연간 순익전망을 높인 대목이다.후지중공업은 엔화 약세를 반영해 연간 매출액은 1조8900억 엔,영업이익은 1070억엔,순익은 760억 엔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순익은 전분기에 비해 약 2배 늘어난 것으로 2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기존 전망치는 670억 엔이었다.
후지중공업은 최근 달러당 93엔을 넘는 엔화약세를 반영해 연간 환율을 달러당 82엔과 유로당 105엔으로 지난해 9월30일 전망치(79엔과 102엔)보다 상향조정했다. 환율조정으로 영업이익은 기존 예상보다 무려 203억엔이 늘어난다.
미국을 중심으로 신차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점을 반영,연간 판매대수도 7900대 늘렸는데 이 또한 39억 엔의 이익 상승요인이 된다.
마쓰다 자동차도 엔저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했다.마쓰다는3분기 영업이익이 450 억 엔 흑자 (지난해는 387 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연간으로 260억 엔 흑자 (전년 1077 억엔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기존 전망은 100억엔의 흑자였다.엔저로 영업 이익이 184 억 엔 늘어나는 게 영업이익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풀이했다.
마쓰다는 당초 1~3월까지 환율이 달러당 85엔,유로당 110엔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엔화는 달러당 93엔,유로당 126엔 수준으로 약세다.마쓰다는 2013회계연도 연간 평균 환율을 지난해 10월 달러당 80엔과 유로당 100엔으로 잡았지만 이번에 81엔과 104엔으로 상향조정했다.
야마노우치 다카시 사장은 기자회견"(현재의 환율 수준이 3 월 말까지 계속되면) 영업이익이 100 억 엔 정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같은 전망 발표로 후지중공업 주가는 크게 뛰었다.이날 한때 8%나 상승하는 등 5% 이상 올랐다.시가총액도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1 조 엔 대로 올라섰다.마쓰다는 거래종료후 실적을 발표했지만 실적 개선 기대로 주가는 4.%상승했다. 이날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거래일보다 3.77% 오른 1만463.75엔으로 마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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