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나로호(KSLV-I) 발사 성공을 계기로 대기업 못지않은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5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나로호 개발에 참여한 방산기업이 150여곳인 가운데 대한항공, 한화, 삼성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1970년대부터 방위사업에 뛰어든 두원중공업은 발사체 상단을 구성하는 외부 기체 개발과 제작을 맡았다. 페이로드 페어링부, 위성어댑트부, 탑재부 등이다. 오래전부터 화력, 사격 통제 장비, 유도무기 기체를 생산해 온 경험이 발사체 기체 구조와 인공위성 열제어계 장비를 개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한국화이바는 나로호의 옷을 만들었다. 기체를 구성하는 특수 소재인 고강도 탄소-알루미늄 섬유를 제작한 것이다. 이 소재는 항공기용 알루미늄보다 비강도(무게 대비 강도), 비강성(무게 대비 강성)이 3배 이상 높다. 또한 나로호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최상단의 페이로드 페어링 표면에 씌운 단열재도 제작했다. 페이로드 페어링은 대기권을 통과할 때 높은 열을 내기 때문에 위성체와 내부 전자기기들을 보호할 수 장치가 필수다.
비츠로테크는 발사체의 핵심인 로켓연소기와 고압터보펌프, 가스발생기 등 엔진 주요 구성품 개발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항우연의 소형위성 발사체 개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나로호에 실린 과학위성2호에는 아이쓰리시스템의 적외선 영상센서가 적용됐다. 이 센서는 별도의 조명없이 물체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을 감지하기 때문에 야간 촬영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1.5~10마이크로미터(0.0015~0.01밀리미터)파장대의 적외선을 감지해 전기신호로 변환하고 영상으로 재현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퍼스텍, 네비콤 , 한양이엔지 등 100여개 넘는 중소기업이 참여해 나로호 성공의 쾌거를 거들었다.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면서 정부 주관 우주사업 입찰도 속속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형 우주발사체사업(KSLV-Ⅱ)에서도 국산화ㆍ무기체계를 담당해온 중소 방산기업들이 로켓 설계는 물론이고 5∼10톤 연소기, 터보 펌프 등 엔진 핵심 부품과 연소 시험 등 개발에 적극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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