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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또 불꽃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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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력비상 공사 재개" vs 주민 "안전·보상 해결 우선"
공청회 이달 중순 연기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한국전력과 밀양 지역 주민들이 밀양 송전탑을 둘러싸고 한치도 양보하지 않은 채 맞서고 있다.

밀양 송전탑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전 관계자는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고리 원전의 발전전력 수송과 영남지역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서는 밀양 765㎸ 송전탑 건설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고리 원전 3호기는 오는 9월 완공 예정이다. 밀양 주민들은 안전과 보상 문제를 들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한전은 이에 밀려 지난해 9월 공사를 중단했었다.

양측의 충돌이 재연된 것은 지난달 28일 한전이 호소문을 내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이후부터다. 한전은 "시행 중인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며 공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밀양 765킬로볼트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반대위)'는 즉각 반발하며 곧바로 무기한 릴레이 농성에 돌입했다. 4일로 예정됐던 한전과 지역주민들간의 2차 공청회도 이달 중순께로 연기됐다.


무엇이 문제일까. 한전과 지역 주민 간의 갈등은 2001년에 시작됐다. 당시 지식경제부와 한전은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가져가기 위해 신고리 원전에서 경남 창녕군 북경남 변전소까지 송전탑 161개의 건설을 결정했다. 이 중 69개가 밀양시에 집중됐다. 송전탑 안전 문제와 보상 문제가 얽혀 이후 한전과 주민 사이의 극심한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반대위는 31일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앞에서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한전이 전력수급 불안 사태를 해소하기 시급히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공사가 완공돼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신고리 원전 3호기에서 생산될 전기를 송전한다 하더라도 북경남변전소에서 대구로 이어지는 공사가 시작단계에 있고, 경북 청도 구간 또한 주민 반대로 지연되고 있어 실제 전기를 내보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보상 문제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반대위는 한전이 다수 주민의 동의와 합리적인 설득 절차를 외면한 채 보상비를 통해 일부 주민만을 설득해 공사강행에 나서려 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반대위는 한전이 먼저 합의하는 마을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며 마을 간 경쟁을 유도하고 거액의 보상비를 뿌려 주민 동의 연명부를 얻어냈다고 주장한다.


한전 측은 반대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면서도 공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전 측은 "현재 공사는 중단된 상태"라며 "공사재개까지 지역주민들의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반대위와도 대화를 지속하겠지만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갖고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전은 지난 25일 꼬인 문제를 풀기 위해 밀양 특별대책본부를 신설했다.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한전이 먼저 매듭을 푸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도지사는 지난달 17일 밀양시 순방에서 "한전이 고압 송전탑이 안전하다고 주민들이 믿을 수 있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보상만 운운하면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한전의 해결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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