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4일 1조원에 달하는 두산건설 지원안 발표와 관련해 두산중공업이 “이번 지원이 마지막”이라는 믿음을 시장에 심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일 오전 9시 6분 현재 두산중공업은 전일 대비 0.58% 떨어진 4만2600원, 두산건설은 4.00%(130원) 하락한 31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두산건설 지원방안중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유상증자 총액 4500억원중 약 3000억원,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 양도를 통해 사업가치 3716억원, 차입금 2000억원을 포함해 순현금 2000억원 등 총 8771억원에 달한다.
이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5일 “지원 규모를 감안할 때 두산건설의 추가 리스크 발생가능성은 매우 낮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두산건설 리스크가 해소된 점에 의미를 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조치로 두산건설의 리스크가 상당부분 경감된 것은 사실로 인정해줄만 하다”면서 “두산중공업 주가가 최근 두산건설 증자와 관련해 이틀간 약 10.9%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5500억원 축소됐다는 점도 자회사 가치감소가 일정부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HRSG 양도와 관련, 정동익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간 약 3000억원 규모의 매출(영업이익률 9%)을 기록 중인 우량사업부를 양도하는 것은 부담이지만 올해 예상 매출액 대비 HRSG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3.2%로 절대규모가 크지 않고, 2013년부터 두산건설이 재무제표 연결대상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11년에 이어 또 다시 대규모 지원이 단행됐다는 점은 두산중공업에게 있어서 부정적이라는 것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재원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중공업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가 너무 빨리 현실화 됐고, 더 이상 대규모 자금지원은 없다던 두산중공업도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간내에 실적회복 및 주가 상승 가능성이 별로 안보이는 회사에 또 다시 대규모 투자가 들어간다는 점은 기업가치에 상당한 마이너스 이며 2012년 9월 현재 순차입금이 3조4000억원에 달하는 두산중공업의 지원 여력도 넉넉지 않은 상태다. ‘이번 지원이 마지막’이라는 믿음을 시장에 줄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자금 지원은 두산중공업의 적정가치를 하향시키는 이벤트로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의 이익에 기여할 정도로 정상화 되기 전까지는 이번 지원은 매몰비용으로 간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낮은 평가를 내렸고, 성기종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건설의 기존 주요사업인 토목, 건설부문이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야 할 것”이라며 “건설·토목사업부 영업실적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두산중공업에 대해 ‘매수’의견은 유지하지만 목표가는 일제히 하향 조정했으며, 특히 당분간 현 수준에서 횡보할 것이라며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상황 추이를 좀 더 지켜본 후 투자를 결정하라고 당부했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이 6만3000원에서 5만1000원, 현대증권은 6만3000원에서 5만6000원, SK증권은 6만3000원에서 5만8000원, 한화투자증권도 6만원에서 5만5000원으로 각각 목표주가를 낮췄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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