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즉석 가공식품 소비량이 늘면서 쌀 소비량이 또 다시 역대 최저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60kg대로 주저앉았다.
통계청은 31일 '20212 양곡년도 양곡소비량'을 내놓고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69.8kg이라고 밝혔다. 전년 71.2kg보다 1.4kg(2%) 감소했으며 통계를 작성한 1971년 이후 가장 적었다. 특히 지난 2006년 80kg에 못 미치게 된 이후 6년 만에 70kg 벽도 허물어졌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평균 191.3g으로 전년보다 3.7g(1.9%) 감소했다. 밥 한그릇에 보통 쌀이 120~130g 정도 들어간다고 계산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하루에 두 공기도 채 먹지 않는 셈이다.
쌀과 보리쌀, 밀가루, 잡곡 등을 합친 양곡 소비량 역시 감소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은 77.1kg으로 전년보다 1.5kg(1.9%) 감소했다.
그동안 정부는 쌀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쌀국수 급식, 맞춤형 쌀 요리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이미 대체식품과 밀가루, 즉석 가공식품에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식생활이 간편해짐에 따라 가구부문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식료품 및 음료 제조업체의 쌀 소비량은 57만712t으로 전년 대비 7만5215t(11.6%) 줄었다. 떡류 제조업체의 쌀 소비량은 늘었지만 주정 제조업체의 쌀 소비량이 40% 가까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정부의 미곡 배정량이 줄어 주정 제조업체가 쌀보다 저렴한 타피오카로 원료를 대체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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