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현대아산 직원들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직원들은 회사의 경영 상황을 고려해 유보한 급여를 주식으로 받겠다고 나섰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지난 28일 이사회를 통해 제3자(임직원) 배정 방식으로 자기주식 9만8675주를 처분키로 결정했다.
현대아산이 처분하는 주식 지분율은 0.45%이며 1주당 액면가 5000원에 처분된다. 처분 금액은 4억9337만5000원으로 현대아산의 자기주식 보유 비율은 3.03%에서 2.57%로 축소된다.
처분금액으로 지급되는 급여는 신입사원이나 계약직, 파견직 등을 제외한 정규 직원들이 유보한 급여다. 직원들은 회사의 경영상태를 고려해 6개월간 차장급 이하는 5%, 부장급은 10%, 임원급은 10% 이상의 급여를 나중에 받기로했다. 이후 현대아산은 유보된 급여를 직원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지급방법에 대해 조사했다. 이에 총 인원의 98.3%가 급여를 주식으로 받겠다고 답해 주식을 배분키로 결정했다.
이는 경기침체 등으로 더욱 어려워진 회사 사정을 고려하면서도, 현 정부에서 중단된 금강산관광 사업이 차기 정부에서는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의 발로라는 분석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직원들은 회사의 비전이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금강산 관광은 남북관계 우선적으로 풀려야 하는 부분이고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사업은 현대아산의 주력사업으로 2008년7월 발생한 피격 사건 이후 중단됐다. 주력사업의 중단에 따라 현대아산은 수익 창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공시된 현대아산 2011년 재무제표에 따르면 현대아산의 영업손실은 141억1773만원이며 당기순손실은 296억8195만원에 달한다.
현대아산은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각종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는 강남 보금자리 아파트 건설공사를 수주한데 이어, 김종학 현대건설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하는 등 건설업 진출을 위한 반석을 다졌다. 이외에도 현대아산은 컨퍼런스 대행업 등 신사업을 통한 자구 노력에 나서고 있다.
다만 장기전으로 접어든 경기 침체 속에 실제적인 수익은 올리기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다음 달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 정책에 대한 입김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우리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보장이 우선시 돼야 하는 만큼 국민이 납득할만한 북측의 조치가 나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박지원 민주통합당 전 원내대표도 최근 박 당선인에게 "금강산 관광 재개 같은 것을 선언해 김정은 체제를 안심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에 위치한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전 회장' 선영에서 "내년 맞는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10주기는 금강산에서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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