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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탈북자들의 그늘- 한민족을 위장한 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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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탈북자들의 그늘- 한민족을 위장한 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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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탈주민(탈북자) 2만명 시대'가 열린지 오래다.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의 수는 정착지원법이 제정된 1997년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01년 1990명에서 지난해 11월까지 총 2만2892명으로 늘었다. 이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군사분계선과 해상을 통해 넘어온 귀순자와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입국한 탈북자를 모두 합한 수로, 우리 국민 전체의 0.02%에 이르는 규모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 정착했다 재(再)입북한 탈북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탈북자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은 국내 입국 후 국가정보원 주도로 유관부처 관계자가 참여하는 합동신문을 거쳐 ‘보호대상’ 판정을 받으면 하나원에서 12주 동안 정착 교육을 받은 뒤 국내에 정착하게 된다.


정보당국은 탈북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자 지난 2010년 합동신문 기간을 늘리기도 했다. 북한 공작원이 탈북자로 위장,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비서 살해를 위해 침투한 사건을 계기로 신분조사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통일부가 제출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국내 입국 후 합동신문 기간을 최장 180일로 명시했다. 이전에는 보통 1개월에서 최대 3개월 정도 선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런 합동신문기간연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탈북자를 위장한 간첩을 내려보내 대남공작에 나서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 현 정부 들어 탈북자 위장 간첩은 모두 14명이나 검거됐다. 검찰과 국가정보원 등 공안당국에 검거된 간첩이 총 25명으로 이전 참여정부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하>탈북자들의 그늘- 한민족을 위장한 간첩



공안당국에 따르면 검찰과 국정원은 2008년 2월부터 이달까지 지하당 '왕재산' 조직 지도부,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암살조, 탈북자 독총 암살기도범 등 간첩 25명을 적발했다. 검거 실적은 2008년 0명에서 2009년 2명, 2010년 10명, 2011년 5명, 2012년부터 올 1월까지 8명 등이다.


남파 기관도 다양해져 대남공작 전담기구인 정찰총국(인민무력부 산하), 225국(노동당 산하, 구 대외연락부)은 물론 북한 체제 보위를 주된 임무로 해온 국가안전보위부와 군 보위사령부도 대남 공작에 적극 가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탈북자 위장 간첩을 파견 기관별로 보면 보위부 7명, 정찰총국 4명, 보위사 2명, 225국 1명 등이다. 북한은 종래 탈북자를 소위 '조국반역자'로 취급했다. 그러나 국내 입국 탈북자가 연간 1천명을 넘어선 2000년대 중반부터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 침투를 대남공작에 적극 이용하는 전술로 선회했다.


대남공작 조직들이 탈북자 위장 간첩을 침투시키는 이유는 남한 당국의 신문과정에서 일반 주민 출신의 탈북자로 위장할 경우 적발이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신문만 통과하면 합법적인 신분을 획득하고 정착금ㆍ임대주택 등의 기반이 보장되는 점, 해외여행이 자유로워 지령수수 등 간첩 활동의 토대 구축이 용이한 점 등도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북한은 간첩이 신문과정에서 적발되더라도 공작 내용이 노출되지 않고 조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국내 침투 및 정착 후 임무를 부여하는 '선(先) 침투 후(後) 지령' 전술을 구사하는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또 중국 등지에서 다년간 정보활동을 하던 자들을 단기 교육 후 탈북자 대열에 편승해 국내로 침투시킨 사례(보위사 직파 간첩 이모씨), 이미 정착한 탈북자 중에서 재북가족을 인질로 삼아 포섭 공작한 사례(보위사 직파 간첩 허모씨) 등도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탈북자들을 합동신문하다보면 우리측의 신문방법을 어느정도 아는 듯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면서 "탈북자를 가장한 간첩들의 지능도 그만큼 진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보당국 관계자는 "최근 남파된 간첩들은 암살이나 주요시설 파괴보다는 시민단체 등을 통한 여론조성 임무를 주로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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