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이 차기 박근혜 정부에게 관계개선 의지를 보이는 유화책과 함께 강하게 압박하는 강경책을 섞어 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27일 내놓은 올해 정세전망 보고서에서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우선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전에는 대남비난을 자제하면서 당분간 우리 정부의 태도를 관망할 것으로 내다 봤다. 올해 초 발표한 신년사 역시 차기 정부에 대해 어느 정도 기대감이 묻어났다는 게 북한전문가들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와 함께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이른바 강온 양면전술을 쓸 수도 있다고 연구소는 예상했다. 새로 들어선 박근혜 정부를 길들이는 동시에 남북관계에서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다.
연구소는 또 보고서에서 "우리 신정부가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거나 신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북한의 요구와 부합하지 않을 경우 대남도발도 불사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어 "북은 남북관계 악화책임을 남쪽에 전가하면서 우리 정부 대북정책의 신뢰성을 훼손시키는 전술을 쓸 것"이라며 "특히 신정부 정책 책임자들의 발언을 문제 삼아 대남도발을 위협하면서 우리 정부를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은 지난달 로켓발사 후 유엔이 기존 대북제재를 강화한 결의안을 내놓자 핵실험, 로켓발사 등을 거론하며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를 협박하고 있다. 우리 정부를 비롯해 주변국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실험을 강행할 여지는 낮다고 보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재개를 위해 비밀접촉을 타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김정은 체제는 미국과 새로운 관계설정 탐색을 위해 미북간 비밀접촉을 타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이 핵폐기에 대한 진성성을 보이는 쪽으로 대미접근법을 구사하면 2ㆍ29합의 내용의 보장을 재차 약속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급변할 가능성은 아직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연구소는 "김정은 체제 안착으로 단기간 내 북한 급변 가능성은 낮으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고 전했다. 최근 몇년과 같이 일본과는 일본인 납치문제가, 중국과는 경제협력 문제가 주요 화두일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차기 정부가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변국에 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문제를 후순위로 둬 한국의 정책방향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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