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우리나라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돈 잘 버는 미혼의 20대 여성 직장인으로 추정됐다. 반면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산과 소득이 모두 낮은 저학력 60대 자영업자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3일 '경제적 행복감 현실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 현재 국민의 경제적 행복지수가 전반기보다 0.8포인트 하락한 40.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호정 선임연구원은 행복지수 하락의 원인을 "하반기 내내 지속한 내수 부진, 생활물가 불안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녀 별로는 보면 여성의 행복지수가 40.6으로 전기 대비 1.2포인트 떨어졌고 남성은 40.2로 0.4포인트 하락했다. 남녀간 경제적 행복지수의 격차는 2009년 이후 가장 적은 0.4포인트로 좁혀졌다.
직업별로는 공무원과 전문직이 각각 57.9, 55.8로 2010년 이후 가장 컸다. 자영업자는 34.2로 기타·무직(32.8)과 비슷했다. 20대(45.9)에서부터 60대 이상(35.7)까지 나이순으로 행복감이 감소했다.
소득이 많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경제적 행복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졸 학력자의 경제적 행복지수는 전기대비 3.6포인트 상승한 52.4로 가장 높았고, 중졸 이하 학력자는 전기대비 1.1p 상승했지만 33.0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또한 미혼자의 경제적 행복지수가 43.4로 기혼자(39.7)보다 더 높았다.
지역별로는 충북(45.4)과 부산, 제주(45.2)의 경제적 행복지수가 높았고, 광주(36.1), 충남(36.9) 등은 평균(41.2)을 밑돌았다. 서울은 36.8로 최하위권이었다.
조 연구원은 "종합하면 경제적으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대졸 이상의 고소득, 미혼의 20대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2012년 12월 현재 우리 국민 80.6%의 경제적 행복감은 1년 전과 비교해서 제자리 수준이거나 후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혼, 50~60대, 자영업자, 2천만원 미만 저소득자의 경제적 행복감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다.
경제적 행복감이 악화한 이유로는 소득감소(39.5%), 물가불안(33.8%)이 꼽혔다. 자산가치 하락, 일자리 불안, 복지혜택 감소란 답도 나왔다.
'새 정부 출범이 귀하의 행복감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하는가'란 질문에는 설문조사 대상 1014명 중 44.8%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고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은 42.5%였다. '나빠질 것'이란 답은 12.7%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 경제적 행복수준 전망은 128.6으로 2년 만에 처음 상승 반전했다. 이 전망치가 100을 넘으면 미래의 행복 수준을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의미다.
조 연구원은 "소득감소와 물가 불안이 국민의 경제적 행복감을 낮추는 원인으로 파악된다"며 물가 안정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전망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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