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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정상화 또 차질 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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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또다시 외부세력 끌어들여 투쟁 강도 높여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한진중공업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최근 재취업한 고(故) 최강서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금속노조 산하 지회가 정치권 등 외부 세력을 끌어들여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 정상화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7일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현재 영도조선소에서는 해군 고속정인 400t급 '검독수리'호 외에 건조 중인 선박이 없다. 2011년 4월과 12월에 각각 수주한 이 군함은 내년부터 인도될 예정이다. 이 배를 인도하고 나면 일감이 완전히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 영도조선도는 2008년 9월 이후 신규 상선 수주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한진중공업 조선 부문 인력의 3분의 1에 달하는 400여명이 유급 휴업 중이다. 회사는 이들에게 월평균 220여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강제 휴업이라고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딱히 일감도 없는 회사가 계속 운영될 수 있는 것은 조선 부문의 손실을 건설 등 다른 사업부문에서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3·4분기 조선 부문에서 112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봤다. 반면 건설 및 부동산 임대 등으로 53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손실을 상쇄하고 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862억원으로 2010년 이래로 3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다. 이자 등 금융비용으로 나가는 돈이 영업이익으로 들어오는 돈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한진중공업의 현금성자산은 7112억원으로 당장 유동성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회사의 정상화를 장담할 수 없다.


한진중공업은 건설공사 외주사 및 조선 협력업체 등에 지급할 운영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지난 16일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기도 했다. 올 상반기 회사채 시장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미리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회사 경영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최근 금속노조 지회가 고 최 씨의 자살을 계기로 다시 정치권 등에 호소하며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어 회사 정상화에 차질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고 최 씨의) 유족과 협의해 지원할 부분은 지원할 방침이지만 금속노조가 유족과의 만남을 막고 있다"며 "또다시 외부 시위대를 끌어들이려 하는 점에 대해 염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교섭대표 노조는 금속노조 지회와 함께 노사 협의를 통해 고 최 씨의 장례 지원 및 사측이 금속노조 지회에 제기한 158억원 손해배상 소송 철회 요청 등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사태가 또다시 회사 정상화를 가로막고 조직원 간 갈등을 조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김상욱 교섭대표 노조위원장은 "현재는 사측과 금속노조 지회가 서로 대화를 안 하고 있으니 대표 노조로서 사태 해결에 실마리를 찾기 위해 나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으니 손배 소송을 철회시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속노조 지회는 교섭대표 노조와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금속노조 소속이었던 고 최 씨의 장례 문제를 유족으로부터 일임받았고 손배 소송도 금속노조와 사측 간의 문제일 뿐 한진중공업 대표 노조가 개입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측은 손배 소송의 결과를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개인에 대한 손배 소송을 이미 취하했고 정리해고자들도 재취업시켜 물러설 만큼 물러섰다는 것이다. 당초 지난 18일 이번 손배 소송의 선고가 예정돼 있었으나 재판부는 선고를 무기한 연기하고 오는 3월8일 변론을 재개하기로 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신중을 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측 관계자는 "일감이 없어 수백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되는 상황에서 일감을 확보할 때까지는 불가피하게 휴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당장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설계와 자재 구매 등 선행공정을 거쳐 선박 건조에 들어가기까지 상당 기간은 조선소를 정상 가동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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