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보너스 비중 줄었지만, 1인당 보너스 오히려 증가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몸집 줄이기’에 나선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보너스 비중이 크게 줄었다. 인력 감축과 급여 삭감 등 대대적인 다이어트가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 금융가의 어닝시즌이 시작된 이날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44분기 보너스 규모는 1년 전 보다 11% 감소한 19억8000만 달러였다. 이는 골드만삭스의 매출 전체의 21% 수준으로, 1999년 상장 이후 최저치다.
JP모건 체이스의 보너스 규모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신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의 보너스를 절반으로 줄였다. 지난해 60억 달러 이상의 거래 손실을 본 ‘런던고래’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JP모건의 지난해 44분기 순익은 57억 달러로 1년전 37억 달러에서 가파르게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9% 수준이다.
두 은행의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골드만 삭스의 경우 지난해 44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3배가 늘어난 28억 달러를 기록했다. 비용 감축과 상당히 개선된 시장, 높은 자산 가격 덕분이다. 투자은행 부분과 투자자문 분야의 매출이 쏠쏠했던 덕분이다.
특히 골드만삭스의 직접 투자가 대박을 터트린 점이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주요 매매거래 분야에서 매출이 135%나 뛴 20억 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위험투자를 막기 위해 볼커롤이 도입되면서 투자은행의 단기 투자는 금지됐지만, 장기투자는 허용되면서 골드만삭스는 중국공산은행(ICBC)에 투자 3억34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인력 감축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보너스 비중은 줄었지만, 직원 1인당 받는 보너스 액수는 크게 늘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지난해 직원 1인당 받는 평균보수는 40만 달러로 전년 보다 6% 올랐고, JP모건 체이스는 직원에게 지급할 총보수를 전년 보다 5% 인상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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