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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 독감, 범용 치료제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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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 독감, 범용 치료제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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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낮고 건조한 겨울철에는 호흡기 질환을 앓기 쉽다. 특히 호흡기 바이러스는 추울수록 활동성이 높아져 쉽게 감염되는데 가장 흔한 겨울철 호흡기 질환은 독감과 감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독감을 '독한 감기'로 알고 있는데 감기와 독감은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다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고 감기는 라이노, 아데노, 호흡기 세포융합 등 다양한 바이러스 때문이다.


원인은 다르지만 독감과 감기의 증상은 유사하다. 열이 나고 콧물, 코막힘, 인두통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독감은 거의 모두 열이 나는데, 감기는 열이 없이 코감기 또는 목감기 증세만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감기는 폐렴 등 합병증 발생이 적지만 독감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더 크다. 독감을 '독한 감기'라고 부르는 것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감기는 약을 먹으면 낫는 데 7일 걸리고 쉬면 일주일 걸린다는 말이 있다. 감기는 쉬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면역이 생겨서 잘 낫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며칠째 열이 나고 두통이 심하거나 기침이 일주일 이상 계속되고 노란 가래가 나오는 경우에는 합병증이 의심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노약자나 만성질환자는 콧물이나 몸살 증세만 있어도 조기에 진료 받는 것이 좋다.


현재 가장 효과적인 독감 예방법은 매년 시행되는 백신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성을 형성하는 것이다.

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빠른 속도로 변이가 일어나기 때문에 한 번의 예방접종으로 평생 면역성이 생기는 다른 감염질병의 경우와 달리 유행이 예측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매년 접종해야 한다. 또한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에는 회복에 도움을 주는 여러 종류의 치료제가 있어서 독감의 예방과 치료는 어느 정도 가능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는 한계가 분명하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 백신 개발에 시간이 걸리고 기존 치료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변종이 빠르게 출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 4월 최초 발병이 보고된 신종인플루엔자의 경우, 불과 3개월 만에 이미 홍콩 및 덴마크 등지에서 상용되는 독감 치료제에 저항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범용 백신과 새로운 범용 치료제 개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독감이 대유행하는 경우 치료제 확보 경쟁에 취약하다.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의 대표적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경우 스위스 제약사의 제품으로 2016년까지 특허가 유효한데 당시 갑작스런 수요 증가로 공급부족 우려를 빚었다. 또한 백신 개발과 보급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느라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도 국가적인 독감 대응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국내 연구소들이 독감 치료제 개발을 위해 사용하는 최신 기법에 '바이오 이미징'이라는 기법이 있다.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질병의 치료 과정을 눈으로 직접 관찰하고 이를 분석이 가능한 숫자로 정량화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자동화된 첨단 기술을 통해 초고속ㆍ대용량으로 진행되고 이는 곧 치료제 개발의 가속화 및 시행착오의 최소화로 이어진다. 이 신기술을 토대로 재조합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이용한 새로운 범용 독감 치료제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독감 치유에 관련된 유전자를 검색하는 연구도 또한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단 한 번의 범용 치료제 투여로 인류가 독감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민지영 한국파스퇴르 연구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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