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 미얀마포스코 찾아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2012년 말 미얀마포스코에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미얀마 군 총사령관이 방문했다. 그는 외국기업으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내수 판매를 하면서 성공한 미얀마포스코를 찾아 법인장 등과 환담을 나누고 돌아갔다. 국가 서열 2위인 군 총사령관의 방문은 현지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일로, 모기업인 포스코의 투자를 더욱 독려하기 위한 방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얀마포스코는 철강업체인 모기업과 달리 미얀마에서 함석(아연도금)지붕을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다. 포스코는 1997년 현지 군인 복지법인(MEHL)해 미얀마포스코를 설립하고 미얀마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1994년에 주재원을 파견한 뒤 두 차례 미얀마에 들렸다가 비를 막을만한 지붕이 필요하다는 얘기에 함석 지붕을 생산키로 결정했다.
이후 정부의 갑작스런 지붕 두께 규제 등으로 문을 닫을 위기가 닥쳤으나 이를 극복하고 13년간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일본과 중국 등지의 진출 업체를 제치고 시장점유율(25%) 1위 자리를 차지한 상태다.
미얀마 전체에서는 100위권 밖 작은 기업이지만 납세 규모는 17위로 정부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진출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지난해 말 법인장이 네피도에서 우수 납세자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미얀마포스코는 현지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큰 힘을 쓰고 있다. 현지 직원들의 월급은 약 250달러 정도로 다른 기업(100달러)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의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경제 규모상 일반 서민들은 꿈도 못꿀 해외여행도 10년 근속시 보내주고 있다. TV광고를 통한 인지도 향상은 판매량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하지만 서열 2위의 막강한 권력을 지닌 미얀마의 군 사령관 방문은 다른 목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한 격려차원이 아니라 철강업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모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목적이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얀마는 지정학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어 루비·사파이어·다이아몬드·금 등 보석류는 물론, 천연가스·원유·석탄 등 에너지 자원과, 납·니켈 등 희토류가 풍부하다. 다만 현재 실제적인 자원 개발은 이뤄지고 있지 않으며 중국·러시아 등이 개발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원탐사를 나선 상태다. 이같은 추세에 더불어 포스코의 진출을 독려한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규 미얀마포스코 법인장은 "캐나다의 아이반호사(社)가 구리광산을 갖고 있다가 얼마전 중국업체에 넘기는 등 중국의 미얀마 자원 개발이 계속 커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얀마 정부는 중국의 급속한 투자 지원 확대가 중국의 종속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미얀마포스코를 비롯한 한류 열풍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우리나라 기업의 광물자원 개발도 예상된다"고 답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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