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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납품中企는 ‘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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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론칭 빌미 매출액 30~40% 뒷돈...회사 자금 빼돌려 금품마련, 결국 판매가 인상 악순환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17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박근범 부장검사)는 그간 홈쇼핑업계의 고질적인 납품비리를 수사한 결과 방송 론칭 등 편의제공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MD 등 국내 4개 홈쇼핑업체 관계자 7명과 벤더업체 및 납품업체 운영자 17명, 식약청 공무원 3명 등 모두 27명을 입건해 그 중 4명을 구속기소하고, 23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범죄수익금 9억 2886만원도 환수했다.


1995년 문을 연 국내 TV홈쇼핑 시장은 지난해 매출액이 5조 4700억원대에 달하는 등 급성장해왔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국내 홈쇼핑 시장의 실상은 적잖이 '복마전'이었다.

양질의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찾아가 납품을 요청해야 할 구매담당자들이 자본이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납품을 위해 서로 경쟁하는 구도 속에 되려 납품업체 위에 군림해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홈쇼핑 시장이 과점시장과 비슷한데, 6개 업체 가운데 4곳이나 적발됐다"고 전했다.


검찰은 농산물 납품업체를 중심으로 지난 5월 첩보를 입수한 이래 7월부터 수사를 본격화해 건강기능식품, 차량용품, 아동용 간식류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친 홈쇼핑 업계 병폐를 수사했다.

홈쇼핑업체들은 상품 론칭과 황금시간대 배정 등을 빌미로 매출액의 30-40% 가량을 수수료로 거둬들인 데다 방송시간대별로 수수료를 달리 챙겨받고 제작비용은 업체들에 부담시켜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납품업체들이 홈쇼핑 관계자에 건넬 금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해 기업회계 부실을 낳고, 홈쇼핑 관계자들이 챙겨 받은 금품으로 인한 추가비용은 판매가격 인상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최종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홈쇼핑을 통해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면 몇 번의 방송만으로 전국 매장 1년 매출을 능가하는 실적을 올릴 수 있는 만큼 납품업체들의 잇속과 홈쇼핑 관계자들의 검은 속내가 맞아떨어진 범행으로 분석했다. 검찰은 MD 등 홈쇼핑 관계자들의 경우 자신들이 매출신장에 기여한 만큼 '뒷돈'을 받는 것을 당연시 생각해 통상 매출액의 1~4%에 달하는 리베이트로 받고 이를 편성팀장에 상납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지난 10월 구속기소한 NS홈쇼핑 MD 전모(32)씨의 경우 2008년부터 올해까지 4억 2700여만원에 달하는 뒷돈을 업체들로부터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 공무원으로 근무한 전씨의 아버지가 본인이 뇌물을 받아오던 업체들을 아들에게 소개해 다시 아들 전씨가 해당 업체의 방송 론칭을 돕고 뒷돈을 받아 챙긴 부정부패의 고리도 적발했다. 이들 부자는 아버지 전씨 역시 이달 초 억대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되며 법정에 설 신세가 됐다.


검찰은 론칭에 실패할 경우 상품 및 영상물 제작 비용이 고스란히 손해로 돌아가는데다, 론칭에 성공하더라도 시간대 편성 등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는 만큼 각 의사결정 단계마다 ‘MD-상품팀장-편성팀장-본부장’으로 이어지는 단계별ㆍ직급별 로비 구조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납품업체들은 시간당 금액에 더해 수수료를 지급하는 정액제에서 매출 대비 일정 수수료만 부담하는 정률제로만 납품계약을 변경해도 적자에서 흑자 전환이 가능해지는 등 계약 권한을 쥔 MD에 대한 로비 유혹을 끊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홈쇼핑 납품中企는 ‘봉’이었다 <단계별 로비 구조> 제공 : 서울중앙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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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 결과 홈쇼핑 업계로 흘러든 '검은 돈'은 동생의 친구, 장인 회사 직원 등 추적이 어렵도록 직접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계좌로 매달 월급처럼 수백만원이 입금되고, 이마저 덮기 위해 급여나 컨설팅비 명목으로 계약서 등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홈쇼핑 관계자들이 납품업체를 상대로 고리대금업에 나서거나 비상장 주식을 헐값에 사들여 주식거래에 이용한 혐의도 포착했으나 공소시효를 넘기거나 대가성이 불분명해 입건할 수 없었다.


검찰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소비자 이익을 우해 도입된 홈쇼핑 시스템의 기본 목적과 달리,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MD 등 홈쇼핑 관계자가 중소기업 위에 군림하며 리베이트를 요구해 받아낸 관행적인 병폐를 시정하기 위한 것으로 홈쇼핑 업계 구조적 납품비리를 수사한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토대로 홈쇼핑 업계의 관행적 납품 비리를 계속 수사해 건강한 홈쇼핑 문화 조성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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