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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어부스럼 피하자" 저울 위에 올라선 영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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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모두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골자로한 보건의료 공약을 내놓았지만 '영리병원'에 대해서는 공약집 어디에도 입장을 넣지 않았다. 대신 후보의 말에 의해서만 문 후보가 반대하고 있고 박 후보는 입장표명을 삼가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달 7일 서울의 한 공공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영리의료법인 허용 등 의료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국민건강권을 위협하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일체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함께 배포한 자료집에서는 "경제자유구역과 제주특별자치도의 영리병원은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으로 국한하고, 향후 영리병원을 폐지하는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는 영리병원에 대해 조심스럽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지난달 28일 '의료산업포럼'에 참석해 캠프가 아직 정책과 공약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특수한 경우, 극소수 국내 환자들에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국제기구 및 외국 투자자들의 진료 목적과 국내의 발전된 의료서비스를 통한 국익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영리병원 허용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됐다. 노무현 정부 의료 정책의 모델은 싱가포르였다. 싱가포르 의료체계는 자국민의 75%에 대한 표준의료는 국공립병원이 담당하고 나머지를 민간병원이 맡는다. 영리 민간병원은 외국인 환자 등에게 고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병원이 돈 되는 진료를 위해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비싼 비급여 진료를 늘려 결국 저소득층 환자들이 기본적인 진료를 받을 기회가 줄어 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맞은편에서는 "(영리병원 허용은) 의료보험제도와는 관계없는 이야기이고 공공의료는 오히려 대폭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가 영리병원에 대해 대체로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도 공약집에 넣지 않은 것은 그만큼 영리병원 문제가 조심스럽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참여정부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고 찬반이 분명하게 나뉘어 합의가 쉽게 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면서 "대선후보들이 수면 아래로 내려간 이 문제를 부각시켜봤자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번 대선이 박 후보에 대한 과거사 논란과 단일화 이슈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논의와 검증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송형곤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대선후보들의 텔레비전 토론을 보면 알겠지만 두 후보가 보건의료정책에 있어서 깊은 논의라던가 고찰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지난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롬니가 토론할 때 많은 부분을 할애해 의료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를 논의하고, 논쟁도 해서 국민들이 그것을 보고 어디가 맞는지 선택해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대선후보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영리병원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현 정부는 제주도내 내국인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하는 '제주특별자치도법 개정안'과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법안' 통과를 시도했다.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지난 4월 인천 송도국제도시로 방향을 틀어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에 대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인천시의 반대로 추진이 어려운 상황. 인천시는 송도에 국내 의료법의 적용을 받는 비영리 국제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개발 목적에 맞게 외국의료기관인 영리병원을 건립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주상돈 기자 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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