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지하철 노선 3개, 공항 가깝고 쇼핑몰까지 들어왔는데 사람들이 (집 보러) 안 올 수가 있겠어요?"(방화동 공인중개사)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 10년이 됐습니다. 신축을 못하는 데 뭐가 들어온들 이득이 있겠어요? 집 보러 왔던 사람들도 낡았다고 계약 안 하고 그냥 갑니다."(방화뉴타운 주민)
지난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연 이후 김포공항의 역할이 줄면서 인근 상권도 함께 위축됐다. 이에 김포공항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부각된 것이 복합 쇼핑몰이었다. 공항공사는 김포공항 내 놀고 있는 땅을 활용해 쇼핑, 영화, 마트 등을 한번에 할 수 있는 연면적 31만4000㎡규모의 쇼핑몰을 들여, 관광객 유도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나섰다. 이후 하루 평균 평일 3만5000~4만명, 주말엔 8만여명이 롯데몰을 찾고 있다. 유동인구를 모으는 데는 성공한 모습이다. 하지만 뉴타운 등의 영향으로 인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는 차이가 있었다.
현장에서 만나본 김포공항 인근 강서구 방화동, 공항동 일대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개통, '롯데몰' 개장 등 부동산 시장의 호재가 잇따랐지만 뉴타운 구역과 아닌 구역에 따라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2003년 방화뉴타운 구역이 지정된 이후 주택 신축 등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았던 사람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방을 비워둔 곳이 많았다. 반면 공항시장 인근 비뉴타운 지역은 도시형생활주택 신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1위인 강서구 지역은 공실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이곳은 예외였다.
방화동 S공인 관계자는 "2년 전부터 비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형생활주택 20여개가 들어왔다"면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곳도 여러 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항, 쇼핑몰 등에서 근무하는 젊은 층이 대부분이다"면서 "건물 당 공실이 1~2개 정도 밖에 안 될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눈이 쌓인 골목길 곳곳에선 세입자를 찾는 신축 원룸 전단지와 현수막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작은 길 하나를 두고 있는 방화뉴타운 주민들은 한 숨부터 내쉬었다.
방화뉴타운 주민 이모씨는 "예전엔 공항 근무자들이 많이 찾았는데 집이 낡고 보수가 잘 안 되니 찾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면서 "대형쇼핑몰이 생긴다고 해서 혹시나 하고 기대했었는데 젊은 사람들은 시설이 맘에 안 든다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월세 가격 차이도 크다. 신축 원룸은 전용면적 16㎡가 보증금 500만~700만원에 월세 30만~60만원 선이다. 김포공항 옆을 지나는 개화동로 인근 신축 오피스텔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가 60만~80만원 선이지만 빈 방이 없을 정도다. 반면 좁은 골목 건너에 있는 방화뉴타운 구역 다가구 주택은 방2개 짜리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0만~30만원 선에 그친다.
지난해 매매된 비뉴타운구역 토지는 3.3㎡ 당 1600만원 선에서 거래가 됐지만 뉴타운구역은 1000만원 정도에 나온 매물도 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한다.
한국공항공사와 롯데자산운용 등에 따르면 김포공항, 롯데몰 등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1만여명에 달한다. 이들이 주변 상권에서 움직임을 보이면서 인근 상인들은 롯데몰 개장 이후 일 년 동안 매출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반응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3개 지하철 노선이 지나는 데다 롯데몰이라는 복합쇼핑몰까지 문을 열면서 김포신도시 등지에서 사람을 끌어 모으는 효과가 크다"면서 "앞으로 마곡지구 개발이 완성되면 배후수요는 더 풍부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호재도 있지만 현재 존재하고 있는 문제점들도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도 하락하지도 않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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