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가처분 소득 대비 170%...주택거품시기 1992~94 135%보다 높아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가계 부채 증가가 스웨덴 경제의 문제거리다”
스웨덴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시장 1위 은행인 스웨드은행의 마이컬 울프 대표이사겸 최고경영자(CEO.49.사진)의 진단이다.
울프 CEO는 1985년 스웨덴 SEB은행에 입행해 1995년까지 스톡홀름과 뉴욕,런던 지점에서 일했으며 1996년부터 3년간은 자금관리 및 트레이드 금융 부문 글로벌 대표를 지냈다.그는 이어 스칸디아 금융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독일 대표,스칸디아그룹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09년 스웨드은행에 합류했다.
스웨드은행은 스웨덴 가계부채가 급증하는데 서 생기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모기지 시장 점유율을 줄이고 있는 은행이다.
울프 CEO는 지난 4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드은행 본사에서 가진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스웨덴 주택시장은 약간의 조정을 맞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주택거품이 아니라 가계부채 수준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중아은행 통계에 따르면, 가계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현재 170%로 1996년 90%에 비해 거의 두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 때문에 스웨덴 중앙은행(스베리어릭스은행)의 스테판 잉브스 총재가 스웨덴 북부 공업중심도시 룰레오의 한 컨퍼런스에서 한 연설에서 “대출 주도 부동산시장의 불균형을 좌시하지 않고 통화조치로 대응하겠다”면서 “기준금리 결정에서 가계부채와 과련된 리스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스웨덴 재무부는 5500억 달러인 경제규모의 네 배의 자산을 운용중인 은행들에게 자기자본 기준을 더 엄격히 준수하도록 지시했다.아울러 2010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5%로 정한 데 이어 가계소득 대출한도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울프 CEO는 “1992~94년에 가계 부채수준은 가처분 소득의 135%로 올라갔다”면서 “이것에 비춰본다면 지속가능한 수준이 얼마인지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 사람들은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이 차차 낮아지도록 해 리스크를 없애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웨드은행도 모기지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2007년 모기지 시장의 29%이던 점유율은 2010년 27%,지난해 26%로 떨어졌으며 신규 대출시장 점유율도 8~12%에 그치고 있다. 울프 CEO는 “시장이 리스크를 비용에 제대로 반영하고 대출기준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스웨드은행의 점유율은 25%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스웨드은행이 이처럼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핀란드 등 발트해 국가에 진출해 사업을 확장했다가 거품이 터지면서 엄청난 손실을 보면서 혼줄이 났기 때문이다. 울프는 “그때 이후 우리는 대출엄격히 하고 있다”면서 “모기지는 이 은행 자산의 절반,수익의 15%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제성장 속도에 비해 가계 대출 증가율은 여전히 높다고 울프는 꼬집었다. LTV 도입후 연간 모기지 증가율은 4.6%로 낮아졌지만 이는 3·4분기 스웨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0.5%에 비하면 턱없이 높다.스웨덴의 GDP는 올해 0.8%,내년에 1.8% 증가할 것이라고 스웨덴중앙은행은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스웨드은행을 비롯한 다른 은행들이 위험할 정도로 자본이 빈약한 것은 아니다.스웨덴 은행들은 2015년까지 달성해야하는 핵심자기자본비율 12%를 이미 초과하고 있다. SHBA와 스웨드은행은 핵심자기자본비율이 9월 말 기준으로 각각 17.9%와 17.3%로 대단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웨드은행 핵심자기자본비율은 2010년 13.9%,지난해 15.7%에 이어 계속 상승추세다.
울프는 “최소 자본기준에서 아주 안전한 거리 밖으로 나와 있어야 한다”면서도 “우리가 창출하고 있는 수익과 현금흐름, 제한된 대출수요를 감안하면 그 정도의 자본은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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