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가계부채 증가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월별 증가율도 최장기인 12개월째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4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저 증가율이다.
한국은행이 가계대출 공식통계를 작성한 2003년 10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월별 가계대출 증가율은 통상 6∼8%대를 보여 왔다. 특히 지난해 8월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8.8%로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는 물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후 월별 가계대출 증가율은 1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별 증가율은 올 들어 2월 6.8%, 4월 5.9%,6월 5.1%, 7월 4.6%로 급격히 낮아졌다. 이런 추세라면 9월 이후 증가율은 3%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가계부채 증가율이 낮아진 가장 큰 요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도 경기침체로 상환위험이 커지자 대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들었다"면서 "가계의 부채 상환능력이 악화되면서 대출을 자제하는 금융기관이 늘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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