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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입양이 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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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입양이 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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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1회 월-금 SBS 저녁 7시 15분
김영인 작가는 전작인 <여자를 몰라>에서도 주요 인물을 입양아로 설정하고 폐쇄적인 혈연 공동체를 넘어서는 가족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시도한 바 있다. 한 발 나아가 입양아가 가족과 화합하고 행복을 찾아나가는 내용을 중심 줄거리로 삼은 <가족의 탄생>의 기획의도에 담긴 선의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1회에 묘사된 모습은 그 기획의도를 무색케 한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직접 제 학비를 벌고, 야간조 소방대원인 아버지(손병호)의 퇴근길에 아침을 사서 마중을 나갈 정도로 속이 깊은 수정(이소연)은 흠 잡을 곳 하나 없는 완전무결의 존재다. 엇나가는 동생 수호(서현석)를 달래 집안 분위기를 다잡는 착한 심성에, 미국 교환학생 자격까지 너끈히 따내는 영민함은 기본이다. 하지만 수정의 엄마 금옥(문희경)은 친아들의 방황 앞에서 너무 쉽게 수정을 ‘괜히 (입양해) 데려왔나’ 갈등하고, 사람만 좋은 아버지가 가족 몰래 진 보증은 앞으로 수정에게 가해질 고난을 암시한다.


물론 이런 유사 콩쥐/바리데기 스토리는 일일드라마의 전통적 서사구조다. 허나 그를 감안하더라도, 1회에 묘사된 모습과 이미 공개된 시놉시스는 소수자를 소재로 다루면서 그 소재를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결백한 주인공이 입양아라는 이유만으로 20여년간 자신을 키운 어머니로부터 그 존재 가치를 의심받고, 가족 앞에 떨어진 고난을 혼자 감당해내는 희생제의를 통해서야 다시 가족과 화합하게 된다는 내용이라니. 입양아를 지나치게 수동적인 위치에, 입양 가정을 20년이나 키운 딸조차 쉬이 품어내지 못하는 청맹과니의 자리에 호출해 놓고 입양아들에 대한 동정과 시혜적 태도를 부추기는 게 아닌가. 과연 <가족의 탄생>은 1회가 남긴 찜찜한 첫 인상과 소재주의의 의혹을 벗고, 기획의도가 제시하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그려낼 수 있을까.


10 아시아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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