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절벽' 문제 놓고 가이트너-베이너 격돌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이에 대한 해법을 놓고 격돌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CNN과 ABC방송 등에 출연해 "부유층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 소멸 없이는 재정절벽에 대한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연소득 25만달러 이상 부유층에 대한 세금 감면으로10년동안 1조달러의 재정 손실이 발생했다"며 "재정절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균형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태해결에 대한 공화당에 대한 결단도 촉구했다.
가이트너는 "재정절벽 협상에 어느정도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공화당과) 입장차이가 크다"며 "이제 공은 공화당에게 넘어갔다"고 강조했다.
재정지출 축소를 위해 사회보장프로그램을 줄일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사회보장제도 개혁은 재정절벽협상의 한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부유층 증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베이너 의장은 같은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조건적인 증세정책은 경제성장을 해칠 뿐이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백악관의 제안은 재정지출 삭감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재정지출을 늘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에 대한 비판도 한층 수위를 높였다.
베이너는 "재정절벽 협상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졌다"며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해왔지만 백악관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낭비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백악관과 공화당의 심각한 대립으로 재정절벽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짐에 따라 협상시한인 오는 31일까지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9일 가이트너 장관을 통해 향후 10년간 1조6000억달러 규모의 세금을 늘리고 4000억달러의 정부지출을 삭감하는 방안 등을 공화당에 제안했다.
증세안은 연소득 25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에 한해 소득세율을 현행 35%에서 39.6%로 올리고 각종 세금 공제, 감면 혜택의 축소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16조달러가 넘는 국가부채를 향후 10년간 4조5000억달러로 낮춘다는 목표로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공화당은 오바마 정부가 지출 삭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오바마가 제시한 증세안이 균형예산 달성을 위한 재정 긴축보다 부유층 증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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