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단일화 담판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이 22일 '가상 대결 +지지도' 형태의 여론조사 혼합안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최종 카드로 역제안했다. 여기에는 '지지도' 조사가 '적합도' 조사보다 안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앞서 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오후 8시께 재야 인사들이 제시한 절충안인 '가상대결 + 적합도' 여론조사 방식을 안 후보측에 제안했다. 절충안은 안 후보 측이 요구하는 가상 대결과 문 후보측이 주장한 적합도 문항을 50대 50으로 반영해 야권 단일 후보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우 단장은 "가상 대결 방식이 논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안 후보측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밤 11시 15분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의 최종협상안은 지지도였다"며 문 후보측의 절충안을 거부의사를 밝혔다. 우상호 단장의 제안에 대해 그는 "'적합도'는 협상과정에서 문 후보쪽이 스스로 거둬들인 안인데 선심쓰듯 공개제안하는 저의와 태도를 알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양측은 일단 '가상 대결 50%'에 공감했만 '지지도'와 '적합도'를 두고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가상 대결 문항은 '박근혜 대 문재인' '박근혜 대 안철수'간 대결에서 지지율이 높은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본선 경쟁력을 강조해온 안 후보는 줄곧 '가상 대결'을 선호해왔다. 국정운영 능력을 강조 해 온 문 후보는 '적합도' 문항을 내세워왔다.
적합도 문항은 ' 야권 단일 후보로 누가 적합한가'를 질문이라면, 지지도 문항은 ' 야권 단일 후보로 문 후보와 안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를 묻는 것이다. '적합도'와 '지지도' 문항에 따라 두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오고 있다. 최근 잇따른 여론 조사에서 단일후보 적합도에서는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지만, 지지도에서는 안 후보가 앞서거나 박빙인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문 후보측 관계자는 ‘지지도+가상대결’을 반반 붙이는 것은 중립적인 게임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17~18일 SBS·TNS가 실시한 조사(비박근혜 지지층 대상)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경쟁할 야권 단일 후보로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냐' 는 질문에서 문 후보가 51.9%, 안 후보가 38.6%로 나타났다.
‘야권 단일 후보로 어느 후보를 지지하십니까’란 물음의 ‘지지도’ 조사 역시 문 후보가 다소 앞서지만, 격차가 크지 않았다. 문 후보가 48.1%로 안 후보(44.8%)를 오차범위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적합도 조사는 제3자의 객관적 관점이 반영되지만 지지도 조사는 특정 후보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인 의지가 반영되는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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