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규 ]
값싼 첨가물을 넣어 만든 유사석유를 만들어 판매한 업주와 이를 구매해 유가보조금을 부당 수령한 화물차주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일 등유에 값싼 첨가물을 넣어 만든 가짜 경유를 팔아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위반, 사기 등)로 주유소업자 범모(50)씨와 무등록 석유판매업자 유모(53)씨를 구속했다.
또 이들에게 사들인 유사석유로 차량을 운영하면서 유가보조금을 부당하게 타 낸 혐의(사기 등)로 화물차주 강모(39)씨 등 10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주유소업자 범씨 등 3명과 무등록 석유판매업자 유씨 등 4명은 지난해 10월께부터 지난 6월20일까지 이동식 탱크로리 차량을 이용, 자동차연료로 판매행위가 금지된 등유에 유압작동유을 섞어 만든 시가 43억 상당의 유사석유를 영업용 화물·덤프차량과 관광버스 차주 등에게 팔아 6억2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적발된 강씨 등 화물차주들은 유사석유를 연료로 사용한 뒤 경유를 주유한 것 처럼 속여 광주시청 등 28개 지방자치단체에 유가보조금을 신청하는 수법으로 1인당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1800만원까지 총 6억원 가량을 부당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주유소업자들은 무등록 석유판매업자 등과 결탁, 정유사에서 등유를 구입해 저장·보관해 주고 보관료를 받는가 하면 주유소 명의의 이동용 카드체크 단말기 8대를 무등록 석유판매자에게 빌려주고 결재수단으로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범씨는 주유소 영업정지 기간 중에도 단속을 피해 이동식 탱크로리 차량을 운영하며 유사석유를 화물차량 차주 등에게 공급해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무등록 석유판매업자들은 화물차량 기사들이 유류가격 상승으로 값싼 유사석유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 이동식 탱크로리 차량으로 공단 등 한적한 도로에서 화물차 등을 상대로 유사석유를 팔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또 화물차주들은 무등록 석유판매업자들이 직접 찾아와 공급해주는 편리성과 경유보다 ℓ당 397원 가량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 유사석유를 사용하고도 경유를 주유한 것처럼 유가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 이들로부터 유사석유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관련,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 김춘수 경감은 “유사석유를 차량에 주입해 주행할 경우 연료펌프 손상에 따른 주행 중 엔진이 정지되는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유사석유를 만들어 차량 연료로 판매하는 행위와 이를 이용해 유가보조금을 부당 수령하는 화물차주 등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정선규 기자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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