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도도한 가격···올 20% 수익률 테마펀드 중 '최고'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전세계 불황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지만 명품업체들의 콧대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마치 가격이 오를수록 명품(名品)의 가치가 더해지는 듯 한해에도 몇번씩 가격인상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명품소비에 대한 욕망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이 새로운 명품소비 주체로 부상하면서 이들의 지갑을 한껏 열게하는 소비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판매중인 럭셔리펀드 4개의 올해 수익률은 16.89%로 전체 테마펀드 가운데 으뜸이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가 9.92%의 수익률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두배에 가까운 수익을 올린 셈이다. 2년·3년 수익률도 17.74%, 64.37%에 달해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인 -17.13%, -2.73%를 훌쩍 상회하는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럭셔리펀드 가운데 IBK자산운용의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자A[주식]' 펀드는 연초후 수익률이 20.27%로 성과가 가장 우수했다. 3년 수익률은 무려 72.16%로 시장 평균을 크게 압도했다. 에셋플러스운용의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증권투자신탁-자 1' 펀드와 우리자산운용의 '우리Global Luxury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A1' 펀드도 올 들어 각각 16.71%, 15.34%의 수익률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들 펀드는 선진시장과 일부 신흥국 증시에 상장된 일등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지난 7월 기준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 펀드가 투자한 상위 5개 기업은 애플(10.62%), 리슈몽(5.68%), 엘브이엠에이치(4.85%), 듀폰(4.12%), 폭스바겐(3.87%) 등이다. 8월 기준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펀드는 리슈몽(9.36%), 나이키(9.17%), 엘브이엠에이치(8.28%), 스와치(7.28%), 크리스찬 디오르(7.04%), 아디다스(5.09%) 등에 투자하고 있다.
럭셔리펀드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리슈몽은 시계·보석·필기구로 다양한 브랜드를 가진 스위스 기업으로 몽블랑을 비롯해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피아제 등을 거느리고 있다. 세계 1위 명품업체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루이뷔통, 디오르 등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기업이다. 철저하게 고가정책을 추구하면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산 매스티지(대중적인 명품) 제품으로 유명한 가방업체 코치와 스포츠용품업체인 나이키도 럭셔리펀드가 적극 담고있는 투자 종목이다. 코치와 나이키 주가는 올 상반기 각각 79.7달러, 114.81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나란히 최고가를 찍었다. 이후 글로벌 경기 영향을 타고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주가가 내림세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하반기 다시 회복세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초 48.24달러였던 코치 주가는 이달 7일(현지시간) 56.95달러로 장을 마쳐 18%대 상승율을 기록중이다. 나이키 주가 역시 지난 6월 말 85.1달러에서 94.65달러로 상승해 11%대 오름폭을 나타내고 있다.
명품업체들의 이같은 승승장구는 신흥 소비주체로 부상한 중국 '큰손'들의 힘이 크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인들이 유럽과 미국, 동남아, 한국 등 세계 각지에서 쓴 돈은 480억위안(약 8조52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소비액의 두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최근 루이뷔통이 국내 제품 판매 가격을 재차 인상한 것을 비롯해 불황속에도 명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줄을 잇고 있지만, 이들 업체에 대한 소비가 줄지 않으면서 양호한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럭셔리 제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기침체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중국 등 신흥국에서의 해외명품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펀드 성과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체 테마 펀드 가운데 톱(TOP)"이라고 밝혔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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