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른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글로벌 조선경기 불황으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외환위기 때도 하지 않았던 희망퇴직을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시행에 들어갔을 정도다.
유럽 선주들의 선박 발주가 급감하면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져 선박 가격이 떨어진 데다 선박금융시장마저 얼어붙으면서 수주를 해도 선수금 입금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수주금액의 절반 가량을 계약 단계에서 지불했지만 요즘은 반대로 인도 단계에서 대부분 금액을 지급한다. 이른바 '헤비테일' 방식이다.
이 때문에 배를 수주해 공사에 들어가려면 자체 자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여유 자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회사채 등을 발행해 이자를 주고 돈을 끌어 써야 한다. 부채비율은 자연히 올라가게 된다.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무작정 수주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싼값에 수주하면 그만큼 회사에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지난 9월말까지 총 수주 금액은 13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4%나 줄었다. 특히 조선ㆍ해양플랜트에서는 올해 수주 목표액인 240억달러를 아직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이 각각 95%, 68%를 기록하고 있어 현대중공업으로서는 갈 길이 더 멀다.
현대중공업은 그나마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건설장비 부문과 수익성이 높은 해양플랜트 등에 집중해 위기를 헤쳐 나갈 방침이다. 미래 성장성이 높은 그린에너지 등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이재성 사장(사진)은 하반기 각 사업본부별 실적점검회의에서 "인적ㆍ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품질 향상에 주력하라"고 지시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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