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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공기업일수록 성과금을 더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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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삼 칼럼 | 김문수의 궤변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기업이 어려울 수록 더 많은 성과급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그가 경기도라는 기업을 운영한다면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자비를 털어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난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새누리당 유승우 의원이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향해 차분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질문했다. “경기도 산하 공기업이 어마어마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2011년 한해에만 50억2000만원이라는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일반 회사였으면 이런 상황에서 성과급을 지급했겠는가?”

김 지사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기업이 어려울수록 성과급을 더 주어야한다”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힘을 주어 말했다.


좋다. 백배 양보해서기업이 어려움에도 산하 단체의 사기를 앙양하고 일하고 싶은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성과급을 줄 수 있다고 하자. 그런데 문제는 김 지사의 당당해도 너무 당당한 태도다. ‘다시 이런 상황이 와도 성과급을 주겠다는 취지’를 강하게 말한 것이다. 질문하는 유승우 의원이 오히려 어이가 없어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유 의원은 점심식사 후 속개된 오후 감사에서 이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산하기관 총 부채가 7조4700백억원 누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억원에서 1000만원씩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건 상식선에서 이해 할 수 없다. 과연 도민들께서 현재의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하겠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내 살림이라고 생각하는 자세, 국민세금이란 생각을 먼저 하는 공직자의 바른 마음가짐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자신이 돈을 들여 사업을 한다면 계속 빚을 내어 직원들에게 퍼줄 것인가? 부채가 있다는 건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 해서다. 일을 제대로 하지 못 했으면 문책을 해야지 돈을 준다는 건 초등학생도 이해하지 못 할 일이다. 국민들이 어떻게 낸 세금인가? 일반기업에서는 오히려 회사가 어려울 때 솔선수범한다는 차원에서 경영이 정상화 될 때까지 대표가 연봉을 한푼도 안 받는다고 선언하고 실천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사업을 하려해도 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일방적인 방침으로 아침에 하루 세끼를 한꺼번에 먹는 꼴인 조기집행으로 발생하는 4년간 추정 이자 손실액 5700백억원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의원의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다.


자치단체장이 자기 지자체의 이익을 위해서 중앙부처의 불합리한 지시에 저항하고 반대만 하라는 건 아니다. 최소한 자기 뜻이 관철되도록 노력하고 안되면 최소한의 반대급부라도 얻어내야 하는 게 아닌가. 길을 가다가 잘못 들어섰다고 판단되면 미련하게 계속 갈일이 아니고 빨리 궤도 수정을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돈이 없어서 사업을 못한다고 하면서 성과급잔치를 벌이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지사는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와서 도정에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사과만하면 그만인가. 김 지사는 과거에도 여러 가지 말실수를 했고, 그때마다 사과했다. 김지사의 말실수로 상처를 입었을 피해자들의 상처가 치유됐는지는 확인할 바 없다.


김문수 지사의 공약 중 GTX는 상당히 어렵고, 광교신도시로의 도청 청사이전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청사이전문제도 김지사는 단순히 돈문제 때문에 어렵다고 밝혔는지 모르지만, 참 한심한 접근이다. 이미 일부 시·군에서 호화청사를 지어 재정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곳이 있어 말썽이고, 무리한 사업을 추진해서 휘청거리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경기도청 청사문제는 이인제 지사시절 현재의 위치에 다시 지을 계획으로 50억원에 용역까지 마치고 추진단을 구성하기까지 한 바 있다. 또한 청사가 현재의 자리를 떠나면 현재의 부지는 활용방안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며, 광교신도시 청사부지도 도심한가운데라 입지 적정성문제까지 거론되고 있을 정도이다.


도지사의 말한마디와 행동하나하나는 도민들의 이익과 직결되고 국민의 혈세와 직결된다. 남은 임기에 정치적 목적으로 도지사직을 수행할 것이 아니라 살림꾼, 진정한 도민의 머슴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코노믹 리뷰 이석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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