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75%…20개월만에 2%대 진입
불황경제…가계 이자부담 年 1조원 줄어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두 달 연속 동결 이후 3개월만의 추가 인하다.
국내외 경제연구소 대부분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대로 예측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와 경제성장률 모두 2%대'의 저성장 기조는 불가피하다. 2%대 기준금리는 지난 2011년 2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내수와 수출 경기가 급속하게 악화되는 등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지난 7월 금리인하를 단행한 뒤 8월과 9월에는 금리동결을 결정한 바 있다. 한은이 두 차례 동안 금리를 동결한 것은 일단 7월 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이유에서였다.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결정했던 지난 8월과 9월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인하할 경우 이에 따른 기회비용이 클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경기지표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수출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기업과 소비자 등 민간의 체감경기는 41개월 만에 최저치다. 수출입은행은 올 4분기에도 수출경기 둔화세가 지속되며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 내외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정부의 경기 전망은 상저하고(上低下高). 그러나 지금은 상저하저(上低下低)를 넘어 하반기 경제가 상반기보다 추락하는 '상저하추(上低下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에 대해선 3.9%에서 3.6%로 0.3%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이미 '올해 2%대, 내년 3%대' 성장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한은이 최근 공개한 잠재GDP와 실질GDP 간 차이인 GDP 갭률은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 말까지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당분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뜻이다. 그만큼 경기부양 조치가 시급해졌다는 시그널이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잇따른 성장률 전망치 하향이 한은의 금리인하 조치에 영향을 끼쳤다. 한은 역시 이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하향했다.
글로벌 정책공조 움직임이 강화된 것도 이번 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들어서만 호주와 중국, 유럽중앙은행 등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한편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됨에 따라 가계대출자의 이자부담은 약 1조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8월말 기준 가계대출잔액은 457조원으로 이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은 84.8%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하에 따른 전체 가계의 이자부담은 연간 기준으로 1조원 정도 줄어든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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