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징수를 놓고 인천 및 수도권 서부지역 주민들이 뿔났다. 게다가 서울 쪽 종점에서 이어지는 '서울제물포터널' 요금 책정 시한이 다가오면서 원성은 더욱 높아졌다.
법정 징수한도를 넘겨가며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를 납부해온 마당에 유료터널 요금까지 떠안게 된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와 인천시는 서울제물포터널을 만들 민간사업자와 터널 요금 책정 등을 포함한 실시협약안을 협의 중이다. 잠정 결정된 터널 최소 통행료는 소형차 기준 1890원이다. 구체적인 요금체계는 오는 12월 최종 확정된다.
서울제물포터널은 경인고속도로가 끝나는 서울 양천구 신월IC에서 여의도로 이어지는 간선도로 밑 7.53㎞ 구간에 설치된다. 이 간선도로는 인천에서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갈 경우 반드시 지나야 하는 구간이다.
터널이 건설되면 소형차로 서울로 가는 운전자들은 경인고속도로 인천 톨게이트에서 900원을 낸 뒤, 터널을 지날 때 1890원을 다시 내야 한다. 모두 2790원이 든다.
경인고속도로는 오래 전부터 통행료 과다징수 문제가 제기된 상태다. 유료도로법이 정하고 있는 징수기한 30년을 이미 넘겼고(개통 43년 경과) 100%를 못 넘게 돼 있는 총 사업비 회수율도 이미 211.3%에 이른다. 이에 경인고속도로 이용자들은 통행료 폐지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상시적인 교통체증으로 사실상 고속도로로서 기능을 잃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경인고속도로는 도화~부평(11㎞), 부천~신월(5㎞), 인천 톨게이트~가좌(10㎞) 등 상습정체구간이 총 26㎞에 달한다. 평일 기준으로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 중 정체구간이 세 번째로 길다.
현재 진행 중인 국감에서도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징수와 체증 문제는 주요 의제로 다뤄지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터널 요금까지 내야 할 상황이 되자 인천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매일 아침 인천 부평에서 경인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출근한다는 회사원 허모(37) 씨는 "교통체증에 안 걸리려고 매일 새벽같이 길을 나서야 하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경인고속도로는 이미 경인'거북이'도로가 된 지 오래다. 나라가 계속 통행료를 받는 것도 문제인데 대체도로도 없는 터널에서 돈을 또 내야한다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 노모(38)씨도 "경인고속도로는 인천과 서울을 잇는 국가 기간도로라고 알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도로라면 정부에서 전면 무료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노승환 기자 todif77@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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