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폐암을 이길 수 있는 길은 열릴까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로운 폐암 치료법이 임상연구에 들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암 치료 방법으로 수술, 화학요법 및 방사선요법 등이 표준 치료로 사용돼 왔다. 이런 표준 치료법은 종양이 남아 있거나 특히 재발이라는 큰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치료법은 ▲방사선치료 ▲수지상 세포를 이용한 면역치료 ▲면역억제인자 차단제 치료 등 3가지를 결합한 새로운 치료법이다. 올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받고 42명에 대한 임상연구에 들어갔다.
폐암은 우리나라 암 발병률 4위, 사망률 1위의 난치암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절제 수술, 항암약물치료, 방사선 치료의 세 가지 표준 치료를 실시한다. 그동안 표준 치료에 더해 폐암의 생존율 향상을 위한 여러 가지 보조치료 연구가 국내외에서 진행됐다.
이 중 주목받고 있는 치료법이 '수지상세포 면역치료'이다. 암 발생 정보를 전달하는 수지상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의 기능이 활성화 되도록 하는 항암 요법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박유수 연구원(42)은 이같은 상황에서 '방사선 치료'에 '수지상세포 면역치료'와 함께 '면역억제인자 차단제 치료'를 결합했을 경우 생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연구결과를 도출해 냈다.
종양이 있는 세 마리의 쥐를 통해 연구한 결과는 주목할 만 하다.
면역억제인자 차단제로만 치료한 쥐는 생존 기간과 암 크기에 큰 변화가 없었다. '방사선치료 +수지상세포 치료'를 받은 쥐는 생존 기간이 1.6배 증가했고 암 크기도 54% 감소했다. 마지막으로 '방사선치료+수지상세포 치료+면역억제인자차단제 치료'를 결합한 사례에서는 쥐의 생존 기간이 2.6배 증가했고 암 크기는 무려 84%나 감소했다.
박 박사는 "방사선치료를 통해 암세포가 파괴되면서 수지상세포가 강력한 암 정보를 획득했다"며 "기존에 수지상세포의 기능을 억제했던 '조절 T세포'를 '면역억제인자 차단제'를 활용해 억제함으로써 수지상세포의 면역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폐암의 생존율 향상을 목표로 첫 임상 대상으로 폐암 환자군을 선정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양광모 연구센터장은 "현재 비소세포폐암(폐암 환자의 80~85% 해당) 환자 42명에 대해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결과는 2015년 5월 쯤 나올 예정으로 폐암 환자들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면역치료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인 Journal of Immunotherapy 10월호에 게재됐다.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암 정보 전달 세포이다. 암이 발생했을 때 정보를 획득한 뒤 T-세포(T-림프구)에 전달해 암을 공격하게 만드는 강력한 항원제시 세포로 인체 내 면역 시스템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환자에게서 추출한 혈액을 분화해 다시 환자의 체내로 투여, 암을 공격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국내에서는 신장암 치료에 적용되고 있고 점차 간암과 전립선암을 비롯해 전 암 종에 적용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조절 T세포(Treg cell, Regulatory T cell)= 체내 면역억제 기능을 나타내는 대표 인자로 주로 암환자에게 많이 증가한다. 활성 T세포(effect T cell),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 자연살상세포(NK cell) 등의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해 암 성장을 촉진하기도 한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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