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내 연구진이 폐암 표적치료제 복용으로 생기는 내성의 원인을 밝혀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재철 폐암센터 교수팀(종양내과)과 콜롬비아대학교, UC샌프란시스코 연구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AXL'이라는 인산화효소수용체가 폐암 표적치료제의 내성을 발생시키는 데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16일 밝혔다.
표적치료제란 정상세포는 그대로 두고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항암치료제로, 암 치료에 획기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했지만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게 한계점이었다. 내성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치료제가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해도 스스로 다른 신호 경로를 맞아내 세포증식을 지속하는 것이다.
교수팀은 AXL 유전자를 변형시킨 암세포와 동물 실험을 통해 AXL이 내성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43~80세의 비소성폐암 환자 35명을 대상으로 대표적인 폐암 표적치료제인 이레사와 타세바를 투여한 다음 내성이 생긴 환자들의 조직에서 AXL의 활동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그 결과 35명의 내성을 보유한 환자군 중 7명(20%)이 AXL 양성반응을 보였고, 이중 2명은 이미 내성기전으로 밝혀진 T790M 양성반응을 함께 나타냈다.
김상위 서울아산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밝혀진 내성기전인 AXL과 기존의 EGFR 신호를 동시에 차단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면 암을 더욱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서 "현재 병원에서 AXL과 관련된 표적치료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처 제네틱스' 최근호에 실렸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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