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을 이주 2개월차 과천 공무원의 세종시 단상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해외출장을 가는데 공항까지 직행하는 리무진 버스가 없더군요. 대전 정부종합청사까지 가서 공항버스를 갈아타는 데 수도권 프리미엄이란 게 있기는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난 17일 국무총리실 입주를 시작으로 세종시 청사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앞서 첫마을 입주가 이뤄지면서 이주대상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세종시 생활은 이미 시작이 된 상태다. 9부2처2청 등 중앙부처 이전을 통해 국토균형발전의 플래그십으로 삼겠다는 참여정부의 세종시 구상이 이제 제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과천 공무원들이 세종시 생활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해결과제도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시 실태를 알기 위해 앞서 세종시에 내려간 국토해양부 공무원들의 생활상을 살짝 엿봤다.
지난 7월 중순 세종시 생활을 시작한 홍래형 항해안전정보과장은 “5살난 딸애를 공립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미리 내려갔는데 경쟁률이 세서 단지내 공립유치원에 떨어졌다”며 “정부의 시책에 따라 내려가는 것이니만큼 자녀 교육 여건 등 이주자들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세종시 내에 대형마트가 없어서 장을 보려면 차를 타고 대전으로 가야 한다”며 “차가 없으면 생활이 불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버스 등 대중교통도 아직 불편한 상황이다. 홍 과장은 “아직 국토부가 이전하지 않아 과천까지 역출퇴근을 해야 하는 데 퇴근이 늦을 경우 세종시로 들오오는 버스가 빨리 끊겨서 택시를 타야한다”고 토로 했다.
대변인실 정헌철 주무관은 최근 분양받은 첫마을 2단지에 입주했다. 정 주무관은 “부동산 시세가 많이 떨어져 기존 집을 아직 팔지 못했다”며 “세종시 이주자의 경우 5년간 양도세가 면제돼 우선은 전세를 주고 이사를 했다”고 말했다.
정 주무관은 하지만 “도시 곳곳에 잔디 축구장 등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좋다. 쾌적함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것 같다”며 세종시 생활의 장점을 꼽았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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